[친절한 돌핀씨] 퍼시픽랜드 돌고래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호반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제주 중문단지의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공사장에 돌고래들을 방치해놓은 사건이 터졌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 11월 13일부터 이 사건을 모니터링해왔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보를 받은 뒤 매일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을 해왔고, 관계기관에 요청해 돌고래 보호대책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시민단체에게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뿐 실제로 공사장에 방치되어 소음과 분진 그리고 진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돌고래들을 위해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먼저 해양보호동물인 돌고래를 관리할 책임을 가진 중앙정부인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환경부 산하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지소는 사건 발생 이후 퍼시픽랜드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그러나 소음과 수질이 문제가 된다고 저희가 분명히 알렸음에도 소음측정기나 수질조사 장비를 갖고 가지 않은 채 육안으로 돌고래들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서울시에도 이 사실을 알렸고, 올해 6월 ‘태지’를 위탁사육 맡긴 서울동물원측도 퍼시픽랜드 공사현장을 찾았습니다. 서울동물원 소속 수의사는 육안관찰을 통해 “태지는 서울동물원에 혼자 있을때보다 상태가 좋다. 퍼시픽랜드측에 의하면 돌고래들을 옮길 곳이 없어 수조에 둔채 공사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라며 돌고래들을 수조에 방치한채 공사를 강행한 퍼시픽랜드의 입장을 대변하였습니다.

하지만 장수진 이화여대 돌고래연구팀(에코크리에이티브 협동과정 행동생태연구실) 연구원은 “돌고래는 좁은 수조 안에서 자신의 소리에도 민감하며, 공연장 돌고래의 경우 관람객들의 함성과 박수소리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수조 근처에서 나는 큰 공사소음은 돌고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새로 시행된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퍼시픽랜드 관리 담당을 맡게 된 제주도청 관련 공무원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돌고래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그리고 제주도청 공무원이 합동으로 퍼시픽랜드 시설을 현장 답사한 뒤 아래와 같은 공문을 핫핑크돌핀스에게 회신했습니다.

이 회신 공문을 보시면 알겠지만, 환경부와 해수부와 제주도 공무원이 퍼시픽랜드를 방문하여 확인했더니

1. 법적 위반 사항은 없었지만 돌고래에 대한 건강이 염려되어, 현재 돌고래들이 갇혀 있는 공연수조(주수조) 말고, 뒷편 보조수조에 대한 공사를 완료하고, 돌고래들을 보조수조로 보낸 다음 주수조 공사를 하도록 조치했다.

2. 수조의 대장균 수치 측정을 의뢰했다.

등이 조치 사항으로 나옵니다. 정부의 이런 조치에 따라 현재 돌고래들은 공연수조(주수조)에 머물고 있으며, 보조수조에 대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치사항 1번과 관련하여 퍼시픽랜드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수조와 보조수조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곳에 공사를 먼저 하고 다른 곳 공사를 나중에 하는 것은 공사장에 방치된 돌고래들 보호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주수조에 돌고래들이 있는데, 바로 옆 보조수조 공사를 하는 것은 여전히 공사장 한켠에 돌고래들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니까요.

일반 돌고래 공연장이 대부분 주수조와 보조수조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조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구조를 잘 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는, 당국에서 적절한 보호대책을 마련했구나, 이렇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조삼모사같은 대책으로서, 시민들의 비난여론을 의식한 의미없는 조치입니다. 보조수조와 공연수조는 한 건물에 벽을 사이로 붙어 있어 공사로 인한 진동, 소음은 그대로 돌고래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퍼시픽랜드가 ‘생명’을 어떻게 대하는지 재확인 하였습니다.

곧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퍼시픽랜드에 갇혀 있는 돌고래들은 또다시 원치 않는 쇼에 강제 동원됩니다. 1986년 개장이래 40여마리의 돌고래가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다 죽어간 곳. 우리는 이런 반생명적이고 비윤리적인 ‘퍼시픽랜드’를 불매하고, 더이상 야생에서 돌고래들이 잡혀오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서울시와 호반건설 그리고 퍼시픽랜드에 태지 위탁사육 기간을 연장할 것을 요구했고, 이것은 받아들여졌습니다. 문제는 위탁사육 기간이 얼마냐 인데요, 이부분에 대해서는 아마도 서울대공원이나 퍼시픽랜드가 공개하지 않을 보여집니다. 앞으로 핫핑크돌핀스는 호반건설 퍼시픽랜드가 돌고래 쇼를 중단하고, 큰돌고래 태지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등 퍼시픽랜드의 돌고래들이 자연으로 방류되거나 바다쉼터로 돌아가 좀더 편안히 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호반건설 퍼시픽랜드는 구시대적인 돌고래 쇼를 접고, 돌고래 바다쉼터와 가상수족관으로 전환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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