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에게 보내는 편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에게

안녕하세요. 저희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입니다.

울산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의 불법 고래고기 환부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저희는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에 담당 검사를 고발하였으며, 현재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울산지검의 수사비협조와 방해로 인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담당 검사는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현재 해외연수 중인 상태입니다.

이에 저희는 지난 1월 9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다시 한 번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저희가 국민청원을 올렸음에도 또다시 조국 민정수석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는 사안이기에 민정수석이 나서서 직접 답변을 달라고 요청 드리기 위함입니다.

현재 많은 시민들과 언론에서는 울산지검 불법 고래고기 환부사건에 대해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불법 포경업자들이 고용한 전관예우 변호사를 경찰이 수사하기 위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울산지검에서 기각되기도 하였고, 또한 고래고기 환부를 지시한 검사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하려고 하였으나 검찰의 비협조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울산지방검찰청은 담당 검사의 경찰 조사 답변 여부에 대해 “검사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 결정할 사안이지 소속 검찰청이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1월 9일 배포한 참고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울산지검 담당 검사의 고래고기 환부가 법을 어긴 위법한 행위입니다. 2016년 4월 경찰이 압수한 고래고기 27톤 가운데 21톤을 돌려달라며 포경업자와 전관예우 변호사가 울산지검 담당 검사에게 제출한 고래유통증명서들 가운데 2014년 5월 17일 보령해양경찰서장이 발급한 참고래 유통증명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래는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해양생물로서, 이미 2007년 제정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약칭: 해양생태계법) 제20조에 의해서 유통, 가공 등까지도 모두 금지하고 있는 고래입니다. 대왕고래, 혹등고래, 북방긴수염고래, 귀신고래, 브라이드고래, 향고래, 보리고래, 남방큰돌고래와 더불어 참고래는 어떤 형태로든 포획이나 유통 모두 금지되어 있습니다.

지금 논란이 된 밍크고래는 보호대상해양생물이 아니어서 혼획의 경우 유통이 가능하지만, 참고래는 우연히 그물에 걸렸어도 유통 자체를 할 수가 없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보령해양경찰서가 2014년에 참고래가 혼획되었을 때 이 법 조항을 잘 모른 채로 잘못해서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한 것이고, 불법 포경업자들과 전관예우 변호사는 이 유통증명서까지 모조리 긁어모아서 울산지검 담당 검사에게 제출하며 환부요청을 한 것입니다.

해양생태계법 제62조 1항에서 참고래 등 보호대상해양생물에 속하는 고래를 유통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명확한 처벌 규정이 있습니다. 같은법 제63조3에 의해서 불법으로 유통된 보호대상해양생물은 몰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참고래는 어떤 식으로든 고래고기로 유통도 해서는 안 되고, 업자에게 돌려줘서도 안 되는 고래인데, 울산지검 담당 검사가 이런 법 조항을 위반하여 포경업자에게 환부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명확한 법 조항에 대해서 울산지검 담당 검사가 몰랐다면 그건 직무유기이자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고, 알았다면 더 문제가 커질 것입니다.

문제가 된 담당 검사는 2015년 울산지검으로 발령을 받아서 당시 해양, 환경을 담당하고 있던 검사이므로 고래 관련 법 조항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시민단체도 고래 관련 법 규정은 줄줄 꿰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래고기는 일반 압수물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계속 범죄에 이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시중에서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70%는 불법으로 포획한 장물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습니다. 고래 불법포획과 고래고기 불법 유통을 통해 수십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기는 포경조직이 울산, 포항, 부산 일대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심지어 이들을 비호하는 권력층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고래고기를 ‘일반 압수물과 같이 헌법의 무죄 추정 원칙에 의해서 불법을 증명할 수가 없으니 포경업자에게 돌려줬다’는 검찰의 설명은 범죄를 뿌리 뽑고 사법 정의를 실현해야 할 검찰이 불법 포경업자 뒤를 봐주었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검찰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죠.

울산지검 담당 검사는 왜 법을 어기면서까지 불법 포경업자들에게 시가 30억 원에 달하는 고래고기를 2016년 5월 울산고래축제를 앞두고 성급하게 돌려준 것일까요? 울산고래축제는 고래고기가 대량으로 소비되는 행사입니다. 포경업자들은 고래축제를 앞두고 고래고기를 돌려받아 엄청난 이익을 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관예우 변호사는 울산지검에서 해양, 환경을 담당했던 검사로서 포경업자들로부터 2억 원의 수임료를 받아 고급 국산 승용차와 외제차를 구입한 정황도 드러나 현재 울산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비리 의혹이 짙은 사건에서 해양생태계법을 어기며 고래고기 환부 결정을 내린 담당검사가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한데도, 울산지검은 왜 불법이 의심되는 정황을 애써 무시하며 담당 검사를 비호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울산지검 담당 검사의 고래고기 환부결정은 윗선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와 같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저희 핫핑크돌핀스는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경찰 고발, 기자회견, 시민캠페인, 1인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에 이르는 길은 너무나 좁고 협착하여 저희 힘만으로는 제대로 밝혀낼 수가 없어서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마련되어 있는 관련 법 조항들이 매우 허술해서 고래류가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허술한 법 규정을 이용해서 고래잡이로 돈을 벌고 처벌을 받지 않는 이들로 인해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래류가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고 점점 멸종위기에 놓이고 있으며, 그래서 한국 바다는 점점 고래가 없는 바다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불법 고래고기 환부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그래서 고래를 잡아 돈을 버는 자들이 없어진다면 한국의 바다에서 고래들이 좀 더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해양생태계는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풍성한 바다는 모두에게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2017년 1월 31일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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