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울산 남구청장 ‘고래 사파리’ 질의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현대중공업 도크에 고래 30마리를 가두는 ‘고래 사파리’를 만들자는 황당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이후 이 내용이 많은 언론에 보도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오늘 아래와 같은 질의서를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에게 발송하였습니다. 답변이 오면 공유하겠습니다.

1. 귀 기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2.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18년 7월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과의 면담에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또한 울산광역시가 고래들이 바다에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진정한 ‘고래보호도시’ ‘고래생태도시’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3. 김진규 남구청장은 지난 1월 29일 ‘이런 황당한 상상력?-고래 사파리’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 내용은 “현대중공업 조선소의 거대한 도크를 고래 30마리 이상이 헤엄치는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고래 사파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4. 핫핑크돌핀스는 이 글을 읽고 무척 놀랐습니다. 이 제안은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제안이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려고 해도 고래 30마리를 도크에 가져올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한국은 야생에서 고래류를 포획하여 전시하거나 공연에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수산업법,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돌고래 공연장에서는 돌고래 학살지로 알려진 일본 다이지마을에서 돌고래를 수입해 수조와 쇼장에 가둘 수 있었습니다. 울산 남구 역시 2017년 2월 약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두 마리의 큰돌고래를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해왔다가 한 마리가 반입 5일만에 폐사한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이것은 커다란 논란이었습니다. 이런 논란 끝에 한국은 2018년 3월부터 개정, 시행되고 있는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의 국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5. 국내 조달도 불가능하고, 해외 반입도 불가능하다면 고래 30마리를 어디에서 데려오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고래들을 잡아와 시설에 가둬놓고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방식의 고래 관광은 이제 불가능하며, 고래들이 일상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폐사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생태적이거나 교육적이지도 않습니다. 이는 미래지향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입니다.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생각하는 고래 관광은 무엇인가요?

6. 현재 세계 많은 나라들은 수족관과 쇼장에 가둬놓고 있는 고래류를 야생으로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쉼터 같은 곳에 보내고 있습니다.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벨루가 바다쉼터는 올해 3월 아이슬란드에 개장합니다. 미국 볼티모어 국립수족관 역시 7마리의 큰돌고래를 플로리다주에 조성할 바다쉼터에 보낼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미 고래류 바다쉼터 역시 캐나다 노바스코샤에 건립될 예정이며, 이탈리아 역시 사육 돌고래들을 바다와 비슷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해양보호소를 건립하고 있습니다.

7.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제안한 고래 사파리는 많은 시민들의 눈에는 그저 새로운 고래 감옥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많은 고래들을 전시 시설에 가둬놓고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소비하겠다는 과거회귀적인 발상입니다. 이는 고래들을 바라보는 생태적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고래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방법입니다.

8. 핫핑크돌핀스는 울산 남구청이 고래생태체험관의 다섯 마리 돌고래들을 야생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바다쉼터(해양보호소)를 만든다고 한다면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9. 울산이 생태적 감수성과 상상력이 살아 있는 고래보호도시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끝)

2019년 2월 12일 핫핑크돌핀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