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상어를 제주 앞바다로 불렀나

누가 상어를 제주 앞바다로 불렀나
2019-07-16

[애니멀피플] 제주 해양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였던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파괴 영향

상어가 제주 연안에 나타나게 된 이유로는 먹이 경쟁자인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 변화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야생 상어 체험’ 등 인위적 서식 환경 훼손 등을 꼽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상어가 나타나 화제가 되었다. 제주 본섬 해안가 가까이에서 상어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파도타기를 하다가 상어를 처음 발견한 서퍼는 물 위로 올라온 삼각형의 등지느러미를 보고 상어인지 돌고래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아서 확인을 위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상어와 돌고래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등지느러미의 생김새를 꼽는다. 상어는 세모 모양인데 반해 돌고래는 낫처럼 약간 뒤로 휜 모양이므로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주 해녀 지키던 남방큰돌고래가 사라진 뒤…

그런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설명이다. 한반도 해역의 돌고래 중에도 차가운 해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쇠돌고래와 까치돌고래는 등지느러미가 삼각형이다. 그래서 모양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고, 유영하는 모습을 보고 판단해야 정확하다. 돌고래는 호흡을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고 다시 잠수하기 때문에 등지느러미가 아래위로 출렁거린다. 반면에 상어가 연안에 나타났을 경우 수면에 올라온 등지느러미가 수평을 유지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펴낸 ‘한국의 상어’에 따르면 한반도 연근해에서 발견되는 43종 상어류 가운데 38종이 제주 해역에 서식한다. 제주와 남해안이 상어의 서식 분포가 가장 높은 것이다. 이번에 제주 해안 가까이 나타난 상어는 흉상어과 무태상어로 추정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무태상어는 방어나 부시리를 먹기 위해 모슬포와 마라도 인근 어장에서 발견되는데 지금은 방어철이 아니다. 

보통 제주 연안에서는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이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하고 있어서 상어가 해안가에 나타나는 일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돌고래와 상어는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인데, 제주 연안 2km 이내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들은 상어가 다가오면 무리를 지어 쫓아내기 때문에 상어들이 해안 가까이 오지 못한다. 덕분에서 제주 해녀들은 바다에서 물질하면서 상어를 만날 일이 없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함덕해수욕장에 상어가 나타난 것은 남방큰돌고래 서식 환경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서식지는 북서 및 북동 해안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수족관 돌고래 제돌이를 고향 바다에 방류할 때 야생적응 훈련을 하며 동료 돌고래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김녕 해안을 골랐던 것이다. 

2013년 7월 제돌이와 춘삼이를 방류할 때 김녕 가두리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3회 관찰되었다. 2015년 태산이와 복순이를 방류할 때 역시 제주 동북쪽인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야생적응 가두리를 만들었다. 이때에는 두 달간 다섯 번의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이 함덕 가두리에 나타났다. 특히 야생 돌고래들이 가두리 주변에 가까이 다가와 하루 종일 머물다 돌아가거나, 30분 이상 접근해 머물다 돌아가기도 하였다.

상어를 연안으로 부른 건 누구인가

그런데 제주도 연안의 난개발이 가속화되고, 해상물동량이 늘어나 선박이 이동이 잦아지면서 제주 북서 및 북동 해안에서는 점점 남방큰돌고래들을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2017년 ‘금등’과 ‘대포’를 방류할 때 함덕해수욕장 인근에서 두 달간 멀리 지나쳐가는 돌고래 무리를 겨우 두 번 정도 관찰한 것이 전부였다. 2015년까지만 해도 함덕에 자주 머물던 돌고래들이 이제는 멀리서 스쳐지나가는 모습만 잠깐씩 관찰되고 있다.

제주 연안 해녀와 관광객들의 지킴이기도 한 남방큰돌고래.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연안 오염과 해양쓰레기 등 서식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서식처가 줄어들어 이제는 하도, 종달 등 구좌와 성산 일부 그리고 주로 대정읍 연안에서 주로 관찰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들이 제주 연안에 촘촘한 방어막을 형성해 다른 포식자들의 접근을 막아왔으나 이제 돌고래들이 머물지 않게 된 빈틈을 노려 상어가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주 바다 해양생태계 변화의 신호일 것이다.

상어는 무서운 동물이 아니다. 위험한 상어는 전체 10분의1에 불과하다. 또한 인간이 먼저 도발하지 않으면 상어가 먼저 공격하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상어에게 물리는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상어의 접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스포츠가 대중화되면서 상어 다이빙도 활성화되고 있다. 상어 서식지에 직접 잠수해 가까이에서 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바하마제도의 바닷가 식당들에서는 야생 상어 먹이주기도 한다. 

이것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상어들의 서식 조건을 교란시키는 것이다. 관광객이 던져주는 쉬운 먹이를 먹으려고 얕은 바다까지 상어들이 몰려오고 있어서 인간을 공격하는 상어들도 증가하고 있다. 가까이에서 야생동물을 체험하며 만져보고 싶은 욕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돌아봐야 한다.

상어에게 최대의 위협은 사람

범고래 등을 제외하고는 천적이 없던 상어에게 인간은 최대 위협이다. 샥스핀 재료가 되기 위해 지느러미가 잘려 죽는 상어가 매년 1억 마리에 이르기 때문이다. 참치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과 바늘에 낚이거나 폐어구에 우연히 걸려 죽는 등 혼획으로 죽어가는 상어도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만 마리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상어들에게 가능하면 인간을 조심하고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이런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인간들이 사는 곳 가까이에 접근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안타깝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원문 읽기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wild_animal/902025.html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