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대정해상풍력발전 심의 통과, 제주도정 규탄한다

[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대정해상풍력발전 심의 통과로 해양생태계 보호라는 의무를 방기한 제주도정을 규탄한다

제주도정은 지난 8월 23일 풍력발전 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정해상풍력 시범지구 지정계획을 통과시켰다. 심의위원 11명 가운데 8명이 원안 의결에 찬성하고, 1명이 조건부 의결, 보완제시 의견이 2명이었다고 한다. 제주도정은 원안의결 찬성이 과반수를 넘음에 따라 대정해상풍력 심의를 통과시켰다고 핫핑크돌핀스에 확인해주었다.

그런데 대정해상풍력은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으로서, 특히 돌고래 서식처 한복판에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어장 파괴와 경관 침해, 해상공사에 따른 해양생태계 파괴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정읍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대정해상풍력 반대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제주도정은 대정해상풍력 심의를 강행하였고, 결국 다수결에 따라 원안 통과시켜버리고 말았다.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회유성해양동물 및 해양포유동물의 서식지·산란지·회유경로 등을 보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 대정읍 일대는 해양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인데, 서식처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 한복판에 18기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을 짓도록 허락하는 것은 생태계 보호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해양생태계 파괴 및 해양보호종의 서식처 파괴가 우려되는 심각한 개발 사업을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풍력발전 심의위에는 대정해상풍력 사업자 측이 참석하여 사업 강행을 주장하였으나 반대측에서는 심의위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으며, 아무런 의견을 제시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형식적인 기회의 평등조차 보장하지 못한 불공정 행정이다.

대정해상풍력이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를 파괴한다는 핫핑크돌핀스의 주장은 사업자 측이 풍력발전 심의위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일방적으로 왜곡되고 말았다. 대정해상풍력 사업자가 제주도 측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남방큰돌고래 서식처가 사업예정지에서 떨어져있는 것처럼 나와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업자는 남방큰돌고래 출몰구간을 일과리-영락리-무릉리로 한정지으면서 대정해상풍력 예정지인 대정읍 동일리 바다는 출몰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는 억지로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돌고래들이 동일리는 가지 않고, 바로 옆마을인 일과리에만 나타난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업자는 또한 ‘국내 최초 제주도형 돌고래 상생모델’을 구축하겠다고 하였으나 왜곡된 자료에 근거한 상생모델은 사업 강행을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해상풍력이 해양생태계와 돌고래 등 해양동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국내외 논문과 연구자료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2019년 1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표한 논문 [제주도 해상풍력발전지구 제도 개선 연구]에 의하면 “현재 해상풍력 지구 지정 제도에서는 해양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며, 해양경관에 대한 고려 역시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풍력기 설치에 따른 부유사 발생이나 소음, 진동 등 환경 저해요소에 대한 사전 고려를 포함하며, 대규모 풍력단지 건설로 인한 경관의 변화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안의 주요 조망점에서 변화된 경관을 평가하며, 특히 해양문화재의 부존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도정은 이런 제안을 그대로 시행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올해 4월 26일 열린 제4차 제주특별자치도 경관심의 회의에서 대정해상풍력을 심의한 결과 ‘재검토’가 의결되었다. 당시 심의 내용은 “대정해상풍력 사업예정지는 해안 경관이 매우 우수한 지역으로 풍력발전사업에 의한 경관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판단되므로 제주도의 에너지 및 전력수급계획에서 입지의 적정성(당위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반영한 계획에 의하여 심의를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재검토 의결은 5월 24일 열린 제5차 경관위원회 심의에서 180도 뒤바뀐다. 이 심의에서 대정해상풍력 사업자는 경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거나 기술과 자본을 동원하여 대안을 만들지도 않은 채 기존 19기를 18기로, 그저 풍력발전기 대수를 한 대 줄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해 제출하고 이것이 그대로 경관심의 통과되고 말았다. 동일리라는 좁은 해역에 18기의 대형 발전기를 집어넣으려다보니까 원거리에서 수평선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지 못하는 문제, 구조물의 높이가 높아 압박감을 주는 문제, 사업자 측의 안이한 태도, 발전기들의 흐트러진 배치, 해안가에서 겨우 1km 이격되어 있어 근본적으로 해안경관을 해치는 문제 등은 경관심의에서 제대로 다뤄지지도 못했다.

이에 따라 경관심의와 풍력발전 심의라는 제주도정의 행정절차는 이 사업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자의 주장만을 받아들인 거수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청정 자연과 공존한다는 구호를 내세우는 제주도정이 환경파괴를 재촉하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핫핑크돌핀스의 항의에 대해 제주도정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같은 절차도 남아 있다’고 변명하였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는 이미 개발 사업이 확정된 뒤에 사업자가 벌이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며, 그것도 중요한 멸종위기종이나 보호종 등이 제대로 포함되지도 못해 부실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를 갖는다는 것이 최근 제주도정이 강행하는 제2공항과 비자림로 등의 무리한 사업에서 만천하에 드러난 바 있다.

대정해상풍력 사업은 제주도정의 원안 의결로 이제 제주도의회의 동의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생태계 보호라는 의무를 방기한 제주도정을 규탄하며, 제주도의회가 제 역할을 다 하여 잘못된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걸고 소중한 제주의 생태환경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19년 9월 2일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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