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마지막 남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라

[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마지막 남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라

10월 17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12살 수컷 흰고래 ‘벨리’가 폐사했다. 3년 만에 또다시 발생한 흰고래 벨루가 폐사로 이제 이곳 수조에는 암컷 ‘벨라’만이 혼자 남아 있게 되었다. 롯데월드에서는 지난 2016년 4월 2일 5살 수컷 ‘벨로’가 패혈증으로 폐사한 바 있다. 당시 수족관 측은 죽은 개체가 ‘면역력이 약하고 평소 감기 등 잔병치레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벨루가를 전시하는 수족관에서는 폐사가 발생할 경우 암컷을 두고 수컷끼리 경쟁하다가 사망했다거나, 수컷이 암컷을 공격해서 상처를 입고 죽었다는 식으로 설명해왔다. 또는 원래 건강이 안 좋았던 개체였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이번에 롯데월드의 경우 암컷과 수컷 각각 한 마리씩만 남아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떤 구실로도 수컷 벨루가의 폐사를 합리화시킬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고래류는 좁은 수족관 사육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 벨루가는 넓고, 깊고, 차가운 바다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무리지어 살아가는 습성 때문에 비좁은 수조 생활 자체를 견디지 못한다. 게다가 벨루가들은 자신이 감금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래류의 수조 사육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조의 경우에는 특히 소음과 진동 그리고 얕은 수심이 큰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관람객들의 소음과 음악소리가 고래 수조에서도 크게 들리는 문제, 지상의 진동이 벨루가 수조로 그대로 전달되는 문제, 게다가 몸길이 5미터에 달하는 벨루가들이 제대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 헤엄치기조차 쉽지 않은 얕은 수심(최대 8미터) 등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이번에 폐사한 ‘벨리’는 관람 지점과 가까운 얕은 수조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정형행동을 보여 왔다. 

핫핑크돌핀스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채 좁은 수조에 갇혀 죽은 벨리의 명복을 빈다. 야생에서 수명이 50년에 달하는 벨루가들은 수조에서 비참한 생을 일찍 마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핫핑크돌핀스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개장 이후 여러 차례 벨루가 전시 중단을 촉구하며 바다 방류를 줄기차게 주문해왔다. 최근에는 2019년 4월 15일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6개 국내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벨루가의 러시아 바다 방류를 촉구하였다. 만약 롯데월드가 이때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지금과 같은 벨루가 폐사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는 달리 상하이 창펑수족관의 두 마리 벨루가 ‘리틀 그레이’와 ‘리틀 화이트’는 지난 6월 아이슬란드 헤이마이섬에 마련된 벨루가 바다쉼터로 이송되었다. 이 벨루가들은 프리윌리 ‘케이코’가 바다로 돌아가기 전 살았던 곳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곳은 북극의 야생 바다와 비슷한 환경이다. 이 작업을 주도한 시라이프재단의 앤디 불 대표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바다쉼터가 수족관에서 고래를 전시하는 행위에 대한 대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흰고래들도 클레츠비크 만에서 리틀 화이트와 리틀 그레이를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래류 전시, 공연, 체험 금지는 세계적 추세다. 야생보다 수백만 배 좁고 단조로운 환경의 수족관은 고래에게는 감옥이자 죽음으로 가는 고통의 공간이다. 특히 벨루가는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야 하는 본능이 있는데 국내 어떤 시설에서도 그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수조는 없다. 인간처럼 새끼를 낳아 기르고,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고유한 개성과 문화를 지닌 고래류를 언제까지 좁은 수조에 가둬놓고 오락거리,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것인가? 이제라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더 늦기 전에 마지막 한 마리 남은 암컷 벨루가 ‘벨라’를 하루속히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시작하라. 그리고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모든 고래류의 전시, 공연, 체험을 금지하고 국내 수족관 38마리 고래류를 바다로 돌려보내라. 

2019년 10월 18일 
핫핑크돌핀스

[첨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관련 일지

2013년 3월 롯데월드, 벨루가 3마리 러시아로부터 수입. 강릉의 모 대학 수조(지름 10m 남짓)에 임시 보관. 
2014년 10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개장에 따라 서울 잠실로 이송. 
2016년 4월 2일 5살 수컷 벨루가 ‘벨로’ 패혈증으로 폐사. 
2019년 10월 17일 12살 수컷 벨루가 ‘벨리’ 폐사. 현재 암컷 벨루가 ‘벨라’만 남은 상태. 

[관련 동영상]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루가 모습

동영상 설명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흰고래 벨루가가 움직이지 않은채 관람객들을 마주보고 있다. 좁은 수조에 갇혀 움직일 곳이 없는 벨루가는 하루종일 지루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관람객들이 내는 커다란 소음은 지붕이 뚫린 수조를 통해 벨루가에 그대로 전달된다. 소리에 민감한 벨루가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동영상 촬영 : 2018년 4월 핫핑크돌핀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폐사한 흰고래 ‘벨리’의 생전 모습. 촬영 핫핑크돌핀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폐사한 흰고래 ‘벨리’의 생전 모습. 촬영 핫핑크돌핀스
관람객들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좁은 수조에 갇힌 벨루가를 바라보고 있다. 촬영 핫핑크돌핀스
관람객들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좁은 수조에 갇힌 벨루가를 바라보고 있다. 촬영 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마지막 남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라”의 10개의 댓글

  1. 이것은 학대입니다. 고통 당하다 죽을 걸 알면서 왜 데려오나요?

  2. 동물들을 동물원에 가둬두는 사람들은 똑같이 철창안에 갇혀서 평생 못 나왔으면좋겠네요

  3. 누군가는 밖에서 잡아먹히고 죽고 다칠 바에야 동물원 안에서 안전하게 사는게 낫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동물들은 하루를 산다고 해도 밖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을 거예요. 바깥세상이 위험하다고 사람을 동물원처럼 방 하나에 감금시켜 살게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건 학대잖아요. 동물원은 왜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4. 마지막 남은 돌고래라도 바다로 돌려보내 주세요 동물학대입니다

  5. 인간의 이기심으로 고통받는 그들이 바다로 돌아가길 같이 지지하고 연대합니다 .

  6. 기사를 읽다가 같은 마음의 글을 발견했네요 여름에 가서 두마리 노는걸 보았는데 ..개인이 아닌 .큰 회사이니 넓은 아량으로…. 쓸쓸하고 삶이 얼마남을 지 모르는 한마리 ….바다로 돌려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7. 관람티켓 사지않기. 우리에겐 그들을 가둬놓을 권리가 없습니다.

  8. 너무너무 불쌍 합니다 .
    동물도 인간과 똑같이 자유를 원해요
    꼭 방류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동물원, 아쿠아리움 다 없애 버렸으면 좋겠어요.
    인간의 욕심 때문에 동물들이 죽어가는걸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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