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울산고래축제는 공존을 모색하는 ‘생태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2020 울산고래축제가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확대되어 개최된다고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에 대해 포경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는 장생포를 벗어나 생태적 측면을 강화하기 위한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한다. 아울러 이제라도 울산고래축제가 반생명적인 포경산업을 미화하고 고래고기 소비를 부추기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 고래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생태축제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길 바란다.

울산 남구 측은 태화강과 장생포 두 군데서 나뉘어 열리던 울산고래축제를 ‘고래고기 소비 촉진’과 ‘장생포 포경 전통의 문화적 계승’을 명목으로 2015년부터 장생포에서만 진행하고 있다. 포경마을 장생포에는 울산 남구가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한 고래잡이 전통마을과 추억팔이 관광상품 및 고래고기 음식점이 자리 잡고 있다. 장생포 고래고기 식당과의 끈끈한 밀착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고, 반생명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을 멈추지 않는다면 울산고래축제는 계속해서 표류하며 ‘고래학대축제’, ‘고래고기축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올해로 26년째를 맞는 울산고래축제는 매년 정체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래보호냐, 고래잡이냐의 갈림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해온 것이다. 이제는 애매한 줄타기를 멈추고 고래축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한다. 고래 사체를 고기로 소비하고, 반생명적인 포경문화를 추억하도록 강요하며, 돌고래들을 착취해 동물쇼를 이어가는 고래학대축제에 미래는 없다. 우리 사회에서 동물학대축제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울산고래축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고래학대정책 대신 고래보호 및 해양생태계 보전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 따라 생태축제를 준비해야한다. 고래를 중심 주제로 내세우는 축제가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고래보호를 위주로 한 분명한 생태축제로 가는 길밖에는 없다. 시민들에게 고래류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고래들이 다시 울산을 찾아오도록 해양생태계 회복을 위해 고민하고 동참하는 생태축제! 이것이 울산고래축제가 추구할 유일한 정체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20년 2월 28일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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