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돌고래 암컷, 친척끼리 공동육아로 새끼들 생존율 높여

개미, 벌, 영장류, 코끼리 등과 더불어 고래류는 보통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이중에서도 돌고래들은 집단 자체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모계 중심’의 사회를 이루고 경험이 많은 암컷 돌고래들이 터득한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며 ‘공동육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래류에서는 폐경을 한 이후에도 나이 많은 암컷 고래들이 집단의 생존과 먹이활동, 교육 등에 있어서 생존에 필수적인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관련 기사 [경향신문] 큰돌고래 암컷, 친척끼리 공동육아로 새끼들 생존율 높여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2020.02.20

암컷 큰돌고래들은 새끼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친척관계에 있는 다른 암컷 큰돌고래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진은 지난 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호주 북서쪽 코핀만 인근에서 2년 동안 152회의 선상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암컷 큰돌고래들이 다른 암컷 큰돌고래들과 함께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끼를 돌보고 있는 큰돌고래들은 역시 새끼를 키우고 있는 다른 친척 큰돌고래들과 어울릴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코핀만에서 967차례에 걸쳐 큰돌고래 무리를 관찰했으며 55마리의 암컷을 대상으로 무리 내에서의 사회적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돌고래 무리에서 사회적인 학습이 필요한 사냥 기술 등이 어떻게 전달되고 유지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플린더스대의 해양생물학자 페르난도 디아스-아귀레는 암컷 큰돌고래들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기린, 사자, 하이에나, 회색캥거루 등 동물 무리와 인간의 공동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며 “암컷 돌고래들 사이의 친밀한 사회집단은 새끼를 키우는 동안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해양포유류의 고도로 복잡한 사회적 진화와 행동에 대한 핵심적 요소뿐 아니라 코핀만의 돌고래 개체 수 보존을 위해서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다른 고래류에서도 어미가 아닌 다른 암컷이 새끼 고래들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의 경우 폐경기가 지난 할머니 범고래가 손주들을 돌보면서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영국 요크대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더 이상 출산을 하지 못하는 암컷 범고래들이 가족집단 내 새끼 돌고래들을 돌보면서 이들의 생존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태평양 북서부 미국과 캐나다 연안에 서식하는 두 범고래 무리를 대상으로 수집한 36년간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할머니 고래가 죽으면 손주들의 생존율이 크게 낮아졌고, 특히 먹이가 부족한 해에 할머니 고래가 없는 경우 새끼들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여성과 고래의 암컷에서 아직 수명이 많이 남았음에도 폐경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한 연구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경은 인간과 범고래 등 일부 고래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