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지켜라!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도민선언문

<제주를 지켜라!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도민선언문>

제주가 숨이 찹니다. 한라산 자락부터 중산간, 해안마을까지 성한 곳이 없습니다.

골프장과 대규모 리조트단지에서부터 타운하운스까지 곳곳이 파헤쳐지고 콘크리트로 덮여갑니다.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이 30% 이상 훼손되고, 중요한 환경자산인 습지도 매립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옥빛을 자랑하던 바다가 정화되지 못한 채 흘러드는 하수로 썩어갑니다. 지하수가 고갈되고 오염되어 먹는 물마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환경수용력을 초과하는 과잉관광과 난개발에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제주의 자연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자연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둘러싼 환경도 악화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소각도 매립도 하지 못한 쓰레기 10만여 톤이 대책 없이 쌓여 있습니다. 악취가 진동하고 썩은 물이 지하로 스며듭니다. 늘어난 렌터카로 교통체증은 서울을 방불케 하고, 전국 최고의 범죄율은 우리의 안녕을 위험합니다. 치솟는 땅값. 집값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1차 산업의 기반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이 낳은 투기 바람으로 숙박시설이 과잉 공급되어 영세업소들은 문을 닫는 처지입니다. 영세상인들도 임대료 때문에 수지를 맞추지 못해 쫓겨나갑니다.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개발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개발의 과잉’ 때문에 생긴것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는 지나치게 관광에 의존하는 경제가 외부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도민의 생활환경이 총체적 위기입니다. 지난 20년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으로 달려온 개발지상주의가 낳은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위기를 낳은 개발의 바람은 관성처럼 멈출 줄을 모릅니다. 유네스코 자연문화역사 복합유산으로 등재될 수도 있는 송악산 일대를 망가뜨리는 호텔 개발, 선흘 주변의 곶자왈을 훼손할 동물테마파크와 자연체험파크 개발을 비롯하여 비자림로 확장, 오라관광단지, 이호분마랜드 등 관광·개발계획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여기에 관광객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제2공항을 짓겠다고 합니다. 제2공항이 지어진다면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과잉관광과 과잉개발을 더 가속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 자명합니나.

우리 제주가 제주다움을 지키면서 수용할 수 있는 적정한 관광객과 개발이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보고 제주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물려 받은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은 우리가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인공물과 달리 자연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잘 보존된 자연이 훨씬 큰 가치를 갖는 시대입니다. 우리 세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제주의 환경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에 이르렀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서기 전에 일단 멈춰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임박한 환경위기로부터 제주를 지키고,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문재인 정부와 원희룡 도정, 그리고 총선에 임하는 각 당과 국회의원 후보들이 이에 대한 입장 표명과 동참을 촉구합니다.

1. 제2공항 일방 강행 중단하고 도민공론화를 수용하라.
2. 송악산 뉴오션타운, 동물테마파크, 오라관광단지, 비자림로 확장 등 불요불급한 관광·개발사업을 전면 중단하라.
3. 관광세(환경보전기여금)를 도입하고,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을 진흥에서 관리로, 양에서 질로 전환하라.
4. 환경파괴와 난개발을 조장하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개혁하고, 환경총량제를 즉각 시행하라.
5. 외지자본 중심의 대규모 관광개발을 조장해온 ‘국제자유도시’ 지정을 폐기하고 제주특별법을 전면 개정하라.

2020년 4월 10일
지속가능한 제주를 염원하는 제주도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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