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고래에 작살 꽂는 이유? 시가는 1억, 벌금은 100만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약골(핫핑크돌핀스)

최근 울산 앞바다에서 해경 순찰 헬기가 수상한 선박 두 척을 발견했습니다. 그 선박 옆으로 큰 고래가 질질 끌려가고 있었던 건데요. 해경은 곧바로 경비정을 투입했고요. 그 배를 덮쳤습니다마는 고래는 오간 데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근처에서 5m짜리, 6m짜리 밍크고래 2마리의 사체가 발견이 됩니다.

고래 몸에는 커다란 작살이 여러 개 꽂혀 있었고요. 그때까지도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답니다. 누가 봐도 참으로 의심스럽죠?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에서 불법 포획돼 유통되는 밍크고래가 한 해 최소 140마리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 대표님, 안녕하세요.

◆ 조약골>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밍크고래 두 마리 케이스부터 좀 볼게요. 그러니까 해경이 끌려가는 걸 분명히 본 거예요?

◆ 조약골> 네, 이게 사진으로 명백하게 식별이 가능하도록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 영상을 저희가 해경이 제공한 영상을 지금 받았거든요. 한번 같이 볼까요? 굉장히 큰 배가 옆에 한 5m짜리 고래를 끌고 가고 있습니다. ‘끌고 가고 있다’라는 표현을 제가 쓸 수 있는 이유는 아예 선이 보이네요.

◆ 조약골> 네, 이 고래 꼬리에 작살로 이어진 선을 매달아서 지금 배가 끌고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저걸 해경이 헬기에서 발견한 겁니다. 그래서 급히 수색정을 보낸 거예요. 그런데 가 보니까 없었다면서요.

◆ 조약골> 고래 포경사범들이 증거 인멸을 한 거죠. 해경이 오는 걸 알고 작살 등 고래 포획도구와 밍크고래 사체를 바다에 던져버린 겁니다.

◇ 김현정> 아니, 해경이 오는 걸 어떻게 알아요?

◆ 조약골> 낌새를 차릴 수 있을 텐데요. 아무래도 항공기가 위에서 떠서 촬영을 하고 있고. 자기네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니까 바로 그 낌새를 알아챈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고래 끈은 끊었다는 얘기고 도구는 바다에 버렸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 조약골> 네.

◇ 김현정> 그래서 DNA를 채취하고 그 배를 보냈다라고 하던데 DNA를 채취했다는 건 무슨 얘기죠?

◆ 조약골> 이 고래 사체를 포경선 위에서 해체를 하면 살점이라든가 피라든가 이런 것들이 남습니다. 수사기관이 검거를 해서 이 배를 살펴볼 때 포경 조직원들이 깨끗하게 씻는다고 하지만 DNA가 남아 있을 수 있죠. 그래서 발견된 고래 사체의 DNA와 포경선에서 발견된 DNA를 대조해서 일치한다고 그러면 그 사람들의 죄가 증명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질질 끌고 가는 영상만 저희는 봤는데 그러면 수색정이 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길었던 거예요?

◆ 조약골> 시간이 한 뭐 몇 십 분 정도 있었다고 하고요.

◇ 김현정> 그 사이에 그럼 다 해체를 했을까요? 그 고래를?

◆ 조약골> 그 사이에 해체는 못 하고 잡아서 끌고 가던 이 밍크고래 선을 끊어서 그냥 내동댕이치고 그 배는 내뺀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그 고래 사체의 DNA가 과연 배에 남아 있었을까 모르겠는데요.

◆ 조약골> 그것은 뭐 수사를 해 봐야 알고요. 배에서 DNA가 나와도 그게 근처에서 발견된 사체 DNA와 일치된다라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한 달 정도 꽤 걸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게다가 지금 화면에 보이는 고래는 해체 전의 고래여서 그 DNA가 배에 과연 묻어 있을까? 저는 좀 그것도 의심스러운데요. 아무튼 정황상으로는 화면에서 보듯이 그 수상한 어선과 이 밍크고래는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고 불법 포획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 조사는 지켜보기로 하고요. 아니, 이런 식으로 잡으면 얼마나 받습니까?

◆ 조약골> 보통 밍크고래가 싱싱하다, 그러니까 죽은 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1억 원이 넘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한 마리당요?

◆ 조약골> 네. 마리당. 그래서 좀 죽은 지 오래 된 경우에는 선도가 떨어진다고 그래서 3000만원 정도. 그래서 저희가 보기에 평균 밍크고래는 한 마리당 한 5000만원 정도에서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불법으로 포획하다가 잡혔어요. 잡히면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 조약골> 처벌이 되게 미약한데요. 현행 수산업법으로 처벌을 하거든요. 그런데 수산업법은 고래를 수산자원으로 보는 것이어서 최대 징역 3년이나 혹은 벌금 3000만원까지가 최대 형량이어서 보통의 경우 실제 징역형은 안 나오고 집행유예나 벌금에 처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김현정> 최대가 그렇다면 사실 최대까지는 거의 안 받는다는 얘기거든요. 집행유예, 벌금을 받아도 3000만원보다 이하라는 이야기고 그럼 결국 한 마리 잡으면 적어도 5000만원이 나오는데 걸렸을 때 최대 벌금은 3000만원이니 걸릴 각오 하고라도 불법 고래잡이에 나서는 거군요?

◆ 조약골> 그래서 일반 포경 조직원들은 벌금 100만원, 얼마 전에도 울산지방법원에서 선고를 했는데요. 일반 선원들은 벌금 100만원~200만원 정도 나오고 선장의 경우에도 또 집행유예가 나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거 뭐 잘 걸리지도 않는데다가 걸려도 ‘그냥 돈 내고 끝내지’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네요.

◆ 조약골> 네, 제도상 그렇게 되어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이런 식의 불법 포획이 그럼 얼마나 성행하고 있다고 추정하세요?

◆ 조약골> 전국에 고래고기 식당이 약 100군데에서 120군데 정도 되고요. 한 곳의 고래고기 식당에서 매년 판매하는 밍크고래가 아주 잘 되는 식당의 경우에는 5~6마리 정도가 되고, 그다음에 보통 한두 마리 정도 판다고 가정했을 때 저희가 추산하기에 매년 한국에서 팔리는 밍크고래가 200마리 이상은 되는 거죠. 그런데 그중에서 해경의 허락을 얻어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것은 많아야 80마리 정도거든요. 그러면 나머지는 다 불법으로 포획한 밍크고래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지금은 고래가 이미 어떤 식으로든 죽어서 물에 둥둥 떠다니거나 아니면 혼획이라고 하죠? 다른 걸 잡는데 그 그물에 걸려서 죽어 있는 경우, 또 해안가에 죽은 것이 밀려온 경우, 이런 경우만 고래고기로 유통을 시킬 수 있게 돼 있는 건데요. 그런 경우는 80마리밖에 안 되고 나머지 120마리는 어떻게 잡혀왔는지 알 수가 없다는 말씀이군요.

◆ 조약골> 네.

◇ 김현정> 현장에서 포착해서 적발하는 방법 말고 미리 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도저히 없을까요?

◆ 조약골> 그래서 저희가 사실 해경 수사관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불법으로 포경을 하기 위해서 개조한 선박들을 미리 좀 단속을 해라, 이렇게 요청을 했는데 제도상 되게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이런 보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그 유통망 안에 뭔가 좀 조직적인 뭐라고 그러죠? 뒤 봐주기라든지 이런 게 있을 가능성은 없어요?

◆ 조약골>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래 포경조직이 포경팀과 운반팀, 유통팀 이렇게 아주 조직적으로 나뉘어져서 암약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이게 가격이 엄청나게 비싼 값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이 뒤를 봐주는 어떤 검은 커넥션이 저희들은 분명히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 마리 해체하면 몇 인분 나옵니까?

◆ 조약골> 되게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죠. 몇 백 명이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이 나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한 마리가 1억씩이나 하는 거군요. 아이고. 참 마음 아픕니다. 마음 아파요. 그리고 마음 아픈 걸 떠나서 이게 멸종위기인데 이러면 안 되죠.

◆ 조약골> 네. 이런 소식이 나왔을 때 부끄러웠고요. 사실 국제사회가 지난 오랫동안 포경을 하면서 ‘이제는 그만하자, 바다에서 고래가 사라지고 있으니까 해양생태 보호를 위해서 되게 중요한데 고래들을 잡지 말자’ 한국도 그렇게 약속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처벌을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러게요. 여기까지 주말 사이 화제가 됐던 영상,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깊이 좀 들여다봤습니다. 조약골 대표님, 고맙습니다.

◆ 조약골>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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