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 벨루가 사태에 대한 MARC와 생명다양성재단 공동 성명서

거제씨월드는 벨루가 사태에 대해 동물 학대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며 여전히 돌고래와 벨루가 라이딩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제씨월드의 주장에는 잘못된 전제와 틀린 인용, 근거없는 주장 등 숱한 오류가 있을 뿐 아니라 동물과 자연에 대해 근본적으로 그릇된 관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거제씨월드는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해양생태계 파괴와 해양동물 학대를 자행하고 있으며 이를 인지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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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씨월드 벨루가 사태에 대한 성명서>
MARC와 생명다양성재단 공동 발표

1. 수족관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곳이다.

수족관은 여타의 동물원과 마찬가지로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가두어 키우면서 동물을 교육 및 오락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를 갖는다. 시민의식의 변화로 야생동물을 인공시설에 가두어 키우는 행위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야생에서 수가 급감하고 있는 동물을 사육해 키운다는 것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당연한 시대적 요구이다.

2. 고래는 수족관에서 사육되어선 안 된다.

수족관에 사육되는 모든 동물 중 고래는 뛰어난 지능과 감각을 지니고 있고, 매우 높은 수준의 공감능력과 감정표현력을 가진다. 게다가 많은 고래들이 서로 간에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가지고 무리를 구성하는 높은 사회성을 보이고, 소리를 이용해 활발히 소통한다. 또한 몸집이 크고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등 넓은 공간과 생태적 조건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고래는 그 어느 동물보다 사육환경에 부적합하며 사육하는 것 자체가 학대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고래의 사육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며 국내에서도 같은 이유로 돌고래가 방류되기도 하였다. 다른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사육해서는 안 될 동물이 바로 고래이다.

3. 고래 타기는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육 중인 고래를 당장 방류할 수 없다면 그때까지 최대한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사람이 고래의 등에 타는 행위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의 반대 극단에 해당되는 너무나 침해적인 행위이다. 동물은 사람의 시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 아예 그 위에 탄다는 것은 그 동물의 안녕과 복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말이나 코끼리 같이 타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수용되는 종에서도 현장 뒤에서 벌어지는 가혹한 훈련과 고통의 이유로 이제 수많은 곳에서 동물 타기가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래를 타는 것은 논란의 가치조차 없는 반생명적, 비윤리적 행위로서 당장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

4. 고래 타기는 행동풍부화가 아님은 물론 정반대 행위이다.

고래를 타는 것이 해당 동물에게 약간이라도 어떤 이득을 준다는 입장은 가해를 친절이라고 말하는 파렴치한 행위이다. 그 어떤 과학적, 국제적 기준에서도 사람이 동물을 타는 것을 행동풍부화라 하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언급의 가치조차 없는 것이다. 행동풍부화는 동물이 야생의 서식지에서 누렸을 다양한 자극을 최대한 재현시킴으로써 스트레스와 정형행동 등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갑자기 등에 타는 사태가 벨루가의 자연 생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임은 말할 필요도 없으며, 그에 약간이라도 근접하는 것도 없다. 돈을 많이 낸 고객을 태우는 명백한 상업적 행위를 행동풍부화와 같이 동물을 위한 용어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극도의 위선이자 동물권 및 동물행동에 대한 과학을 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고래를 타는 것은 그것이 단 한 차례라 하더라도 행동풍부화가 아님은 물론이며 오히려 정반대에 해당되는 가해적, 침해적, 반생명적, 행위이다.

5. 거제씨월드는 벨루가 타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벨루가를 타는 행위가 벌어지는 이상, 이 종을 위해 어떤 환경이 조성되든, 어떤 생태 설명을 하든,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든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벨루가를 사람이 얼마든지 밟고 올라타도 무방한 존재로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관점으로 매우 비교육적이고 심지어는 반교육적이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반박과 토론은 무의미하다. 거제씨월드는 벨루가 타기를 즉각적으로 중단하고 지금까지 고래 타기를 해온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이것만이 본 사태를 종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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