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정읍 일대가 차츰 번잡해집니다

8월이 시작되자 제주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오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장마가 끝난데다가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어서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제주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들을 보기 위해 대정읍 노을해안로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어제와 오늘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되는 새끼 돌고래들의 모습을 확대해 자세히 보니 몸에 세로줄이 보입니다. 이것은 태어난지 한 달 이내의 새끼들 몸에서 발견되는 ‘태아 주름(fetal folds)’입니다. 출산 이전에 어미 돌고래 뱃속에서 몸이 접혀 있을 때 생긴 주름인데, 보통 출산 후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 새끼 돌고래의 몸에서 태아 주름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봐서 태어난지 약 한 달 내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돌고래들이 사는 바다에서 선박관광을 하는 요트와 다큐멘터리 감독이 탄 보트가 운행을 하는 가운데 해녀 삼춘들이 성게잡이 물질을 합니다. 제트스키가 나타나 돌고래들을 휘젓고 다니기도 합니다.

육상에선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연구원들과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해 낚시꾼들과 관광객들 그리고 요즘 들어 대정읍 바다에 부쩍 자주 출몰하고 있는 다이빙팀(스쿠버다이버들과 프리다이버 모두 옵니다)들까지 노을해안로 일대가 북적거립니다.

돌고래들 주변으로 온갖 행위자들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대정읍 일대가 차츰 번잡해지고 있어서 실은 걱정입니다. 특히 올해 눈에 띄는 것은 다이빙 팀의 잦은 출몰입니다. 원래 대정읍 앞바다는 물 속에 들어가도 볼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스쿠버나 프리다이버들이 거의 찾지 않았습니다. 산호도 없고, 휑한 바닷속은 백화현상으로 생물도 많이 사라졌기에 다이버들이 굳이 대정 바다에 올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스쿠버와 프리다이버들이 팀을 이뤄 노을해안로에서 입수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물 속에 별로 볼 것이 없는 대정읍 노을해안로에 다이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유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야생 남방큰돌고래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고 싶은 마음?!

돌고래들이 사는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 바다의 남방큰돌고래들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있어서 인간이 돌고래와 같이 수영하거나 가까이서 쫓아가는 것 등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등을 하면 안됩니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연구원들에 따르면 돌고래들은 선박이 가까이 운행할 때보다 낯선 인간이 가까이 다가올 때 더 스트레스를 보인다는 연구가 있다고 합니다.

돌고래들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일부 다이버들이 해안가에 대기하고 있다가 남방큰돌고래들이 나타나니 얼른 입수해 돌고래들을 따라가려고 하였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그 팀이 다이빙을 끝내고 나오자 돌고래들을 따라다니면서 수영을 하거나 또는 돌고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차분히 이야기를 했습니다. 관련 규정을 설명해주었고, 특히 개체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돌고래들에 대한 보호가 우선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다행히 다이빙 팀 멤버들은 수긍하였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대정읍 일대에서 제트스키나 요트 등 돌고래 선박관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혹시나 다이버들이나 낚시꾼들 또는 관광객들이 돌고래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보호활동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제도적 보호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특히 어린 돌고래들이 마음껏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주 바다의 남방큰돌고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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