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보호를 위해 제주도가 취해야 할 정책 4가지

2021년 1월 한 달 사이에만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가 무려 14구입니다! 2020년에는 1년을 통틀어 55구의 상괭이가 제주 해안에서 죽은채 발견되었는데, 제주도청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상괭이 사체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상괭이에 대해서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돌고래가 죽어도 관심조차 없는 원희룡 제주도정을 비판하며 제주도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정책을 도입해 상괭이 혼획과 폐사를 줄여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1. 제주 남방큰돌고래나 상괭이 사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부검할 수의사를 고용하거나 촉탁직으로 계약해서 ‘현장 부검’을 실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는 현장에서 부검할 수의사나 부검 인력이 1명도 없습니다. 상괭이 등 돌고래가 죽어서 발견되었을 때 사인을 알아야 보호대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 부검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상괭이 등 고래류가 죽은 채 발견되었을 때 사체의 상태가 좋아서 연구나 보전의 가치가 있는 경우에는 냉동해서 보관하고, 죽은지 오래돼서 연구 가치가 없는 사체는 읍면동사무소에 인계하여 폐기처분하고 있습니다.

고래류 사체를 냉동할 경우 몇 달이 지나서 또는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사체를 해동시켜서 부검을 합니다. 하지만 일단 사체가 냉동되면 사인을 밝히기가 무척 어려워지고, 부검을 통해 밝힐 수 있는 내용들도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현장 부검을 할 수 있다면 죽은 채 발견되는 고래들의 사인을 밝히고, 사인이 나오면 그에 따라 죽음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2. 폐사 실태 파악을 위한 기초적인 조사를 해야 합니다. 현재는 어민들이 조업시 그물에 상괭이가 걸리게 되면 대부분 그냥 바다에 던져 버립니다. 그런데 사체로 발견되는 것보다 실제로 어민들의 그물에 걸려 죽는 상괭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운이 좋게 해류를 따라 제주 해안까지 사체가 오는 경우는 오히려 소수입니다. 가라앉거나 다른 해역으로 떠내려가는 사체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제주 해역에서 정확히 상괭이가 매년 얼마나 죽는지 실태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실태를 알아야 그에 기반해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초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한 상괭이 혼획 실태 파악이 반드시 필요하고, 몇 가지 유인책을 써서 상괭이 혼획(폐사)을 어민들이 자발적으로 신고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3. 해수부는 올해부터 상괭이 탈출 장치를 부착한 안강망 그물을 어민들에게 보급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 해양수산부는 약 10억원의 예산을 들어 63척의 선박에 상괭이 탈출 그물을 보급할 계획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제주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에 대해 안강망 그물에 상괭이 탈출장치 설치 의무화를 반드시 시행해야 합니다.

4. 그물에 소리가 나는 장치를 달든가, LED 등을 그물에 부착하면 혼획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페루에서 그물에 LED 등을 달고 혼획 실태 조사를 한 연구에 의하면 돌고래 혼획을 약 60% 정도 줄인다고 합니다. 밝은 LED 등을 보고 돌고래가 그물을 회피한다는 것이죠. 또는 그물에 콜라병 등을 달기만 해도 돌고래가 그물을 회피하는 효과가 있다는 조사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제주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들 가운데 특히 상괭이 등의 혼획이 잦은 조기잡이 어업, 안강망 어업 등의 어선들에 대해 그물에 콜라병이나 LED 등 또는 소리장치를 달도록 하는 것은 예산도 별로 많이 안들고 그대신 상괭이 혼획은 많이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들을 제주도가 올해에는 반드시 시행해서 제주 해역에서 우연히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류가 없어지도록 정책을 펴길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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