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청원] “돌고래 체험∙번식금지와 방류는 장기 과제.. 하나씩 추진할 것”

‘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벨루가가 쇼에 동원되고 있다. 해수부가 최근 발표한 '제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기존 수족관 등록제는 허가제로 바뀌고,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벨루가가 쇼에 동원되고 있다. 해수부가 최근 발표한 ‘제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기존 수족관 등록제는 허가제로 바뀌고,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돌고래 체험은 막으면서 공연은 된다고요? 모두 금지시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월29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을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1,000명에 달했습니다. 많은 분이 국내 수족관에 남은 27마리 고래의 체험을 당장 중단시키고, 번식과 공연도 막아달라는 내용에 공감해주셨는데요. 수족관 관리 종합 대책을 발표한 해양수산부 이재영 해양생태과장이 번식금지가 대책에서 제외된 이유, 남은 고래의 방류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이번 종합대책에서 수족관 내 고래류 번식을 금지하는 내용이 빠져 지적이 많은데, 번식 금지를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고래류 번식금지는 그동안 시민단체, 수족관 업계와 논의해 온 사안입니다. 이는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의 ‘수족관 서식 동물복지 향상’ 부문에 해당되는 문제로 동물복지 조문을 신설해 추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번식 금지를 위해서는 암수 고래를 격리할 수조 등 시설 개선과 서식환경 기준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수족관 운영자가 새로운 기준을 맞추기 위한 준비작업 등 사전검토가 필요해 이번 대책에는 포함하지 못했습니다.”

거제씨월드에서 운영하는 벨루가 체험 프로그램이 동물학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거제씨월드에서 키우는 열한 살 암컷 흰돌고래(벨루가) 1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거제씨월드는 70분에 20만원을 받고 돌고래와 벨루가를 타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뉴스1
거제씨월드에서 운영하는 벨루가 체험 프로그램이 동물학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거제씨월드에서 키우는 열한 살 암컷 흰돌고래(벨루가) 1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거제씨월드는 70분에 20만원을 받고 돌고래와 벨루가를 타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뉴스1

-체험은 금지하지만 수위는 연말에 결정한다고 했는데요. 최소한의 체험은 허용이 되는 건지, 체험 금지시기를 앞당길 수 없는지 궁금합니다. 또 공연 금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야생생물법과 동물원수족관법에서는 학대행위를 금지하지만 동물을 이용한 공연이나 이를 위한 훈련행위를 규제하지 않습니다. 또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수족관에서도 동물 스트레스, 안전성 평가를 통해 동물 체험과 공연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벨루가(흰고래) 등에 타는 등 누가 봐도 학대 행위인 체험은 금지하되 곧바로 모든 체험과 공연을 금지하는 건 어렵습니다. 업계, 시민단체와 논의를 거쳐 고래류의 생태적 특성, 안전성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이제는 돌고래 감금을 끝낼 때' 기자회견에서 수족관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이제는 돌고래 감금을 끝낼 때’ 기자회견에서 수족관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 온 거제씨월드 등 공연 시설도 ‘기타 수족관’으로 분류해 관리한다는데 이렇게 되면 체험, 공연시설은 결국 계속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체험, 공연 금지와 관련 기존 수족관과 신규 수족관을 분리해서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 개정을 통해 신규 수족관은 체험, 공연뿐 아니라 고래류 사육이 금지됩니다. 하지만 법률 개정 이전 등록된 수족관의 경우 체험, 공연 방식 전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생물 전시, 관람 방식에서 디지털 기반 해양생물 체험시설로 전환을 유도, 지원할 방침입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족관, 동물원 등에서 기르는 돌고래의 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족관, 동물원 등에서 기르는 돌고래의 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수족관 고래를 위해 바다쉼터 조성에 대한 제안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관련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먼저 현재 민간 수족관이 보유하고 있는 고래류는 ‘사유재산‘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보상 등 반대급부 없이 수족관 사업자에게 고래류의 자연방류를 강제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방류하려면 수족관 업계와 논의가 필요합니다. 해수부는 이달 중 수족관업계, 시민단체, 전문가로 구성한 민관협의체를 발족하고 자연방류와 바다쉼터 조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원문 https://news.v.daum.net/v/20210206140002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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