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부검에서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제주 연안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상괭이 사체 2구에 대해 부검을 진행한 결과 상괭이 한 마리의 위 내부에서 커다란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또 한 마리에서는 기생충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구강암을 앓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이어 종양과 기생충이 발견된 상괭이까지, 제주 바다의 위기를 나타냅니다.

2021년 2월 18일 오늘은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의 주선과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이영란 팀장의 주도로 두 마리의 상괭이를 부검하였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상괭이 부검 현장을 지켜보면서 특이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첫번째로 부검한 상괭이는 2020년 11월 9일 제주 구좌읍에서 발견된 암컷 상괭이로, 몸길이는 142cm입니다. 위에서 매우 큰 종양조직이 발견되었고, 먹이로 먹은 새우 2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상괭이의 위에서 발견된 종양과 비슷한 이 조직은 크기가 약 12cm*9cm 정도로 매우 커서 위의 용적을 3분의1 정도로 축소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사인은 아니지만 이 종양이 사망에 어떤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번째로 부검한 상괭이는 2020년 12월 7일 제주에서 발견된 암컷 상괭이이며, 몸길이는 105cm입니다. 나이는 약 2살 정도로 매우 어린 개체입니다. 이 상괭이는 흉곽 쪽에 외부 충격으로 보이는 피하 출혈이 있고, 몸에 여러 상처가 나있으며, 기생충도 상당히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두 개체 모두 이미 냉동된 상괭이 사체를 해동시킨 뒤 부검을 진행한 것이여서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으나 조직검사를 통해 좀더 여러 가지 사항들을 테스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돌고래 사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바로 사인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력과 제도적 지원이 없어서 현재는 돌고래 사체가 발견되면 냉동시키든가 또는 폐기하고 있습니다. 상괭이가 죽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보전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돌고래 폐사 현장에서 부검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인력을 확충하고, 한반도 해역 전체에서 상괭이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돌고래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상괭이 탈출그물 사용을 의무화하며, 나아가 해양포유류보호법을 제정해 돌고래들이 바다에서 마음놓고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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