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의 벨루가가 죽은 잠실 롯데월드 수족관에 혼자 갇혀있는 벨라

안녕하세요. 핫핑크돌핀스 서울지부장 바다숲(나영)입니다. 동료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2021년 9월 16일부터 23일까지 총 8일간 진행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전시 중단 및 방류 촉구 릴레이 1인 행동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9월 16일 기자회견 전, 혼자 남은 벨루가 벨라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시민들께 알리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모니터링을 다녀왔습니다.

벨라가 갇혀있는 수조는 롯데월드몰 B1 층과 B2 층, 두 층으로 되어있어서 인간은 수조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벨루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B1 층은 반원 모양의 유리벽으로 둘러져있고 수조의 높이는 고작 1m 남짓입니다. 북극처럼 보이려고 하얗게 페인트 칠한 수조의 바닥은 여전히 더러웠습니다. 그곳에서 마주한 벨라는 유리벽 너머의 관람객을 빤히 쳐다보거나 관람객 머리를 물려는 것처럼 위협하는 행동을 반복했고, 포효하듯 거칠고 강한 소리도 지속적으로 냈습니다. 또 좁은 수조의 유리 벽에 몸을 부딪혀가며 최대한 넓게 유영하려고 했고, 그래서인지 몸에는 전보다 긁힌듯한 흉터가 더 많았습니다. 등쪽엔 염증처럼보이는 볼록한 반점이 2~3개 확인되었습니다. 작년 2월 모니터링 때보다 확실히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보였습니다.

B2 층은 전면 유리는 저의 걸음으로 고작 10걸음, 측면 유리 터널은 30걸음 정도의 길이입니다. 걸을 수 없는 한쪽 벽을 포함해 어림잡아 계산해보면 사람 걸음으로 총 50걸음 정도면 벨루가가 갇혀있는 수조 한 바퀴를 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비좁은 공간입니다.

50걸음 만큼의 동그라미 속에서 오로지 혼자 죽을때까지 갇혀있어야하는 존재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그존재가 바로 ‘나’라고 상상해본다면 지금 ‘벨라’가 얼마나 끔찍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지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마리의 벨루가가 죽어간 수조에 혼자 갇혀있는 벨라. 2019년 10월 롯데는 벨라를 방류하겠다 약속했지만, 롯데는 아직도 여전히 벨라를 좁은 수조에 방치한 채 돈 벌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핫핑크돌핀스는 피켓을 들고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마지막 1인 행동을 진행하는 동안 정말 많은 시민분들께서 응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주시고 함께 가슴 아파해주셨습니다. 제게 힘내라며 마실 것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큰 용기에 응원을 보낸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어떤 분은 “사람과 동물의 존귀함은 다르지 않은데 롯데가 이런 식으로 동물을 돈벌이 취급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씀을 나눠주셨고,

어떤 이들은 저희 피켓을 보고 “나 아쿠아리움 못가겠다”라며 아쿠아리움을 향하던 발길을 돌렸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한국사회내 고래류 전시∙공연∙체험 종식’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더욱 더 힘 내어 돌고래 해방운동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시민여러분도 롯데가 하루빨리 벨루가 전시를 중단하도록! 벨라가 꼭 죽기전에 고향인 북극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연대행동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돌고래 해방은 우리 모두의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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