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다큐]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

■ 멀고도 험한 귀향길이었습니다 – 제돌이의 여정으로 본 공존의 길

제돌이는 육지 생활 1538일 만에, 야생 방류 결정 425일 만에 바다로 갔다. 서울대공원에서 34회, 성산과 김녕 가두리에서 100여회가 넘는 먹이 훈련을 받았고, 총 7억이 넘는 예산이 들었다. 2011년 7월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 및 거래 사실 알려지면서 동물 복지와 동물권 등이 사회적 화두가 됐고, 춘삼이 복순이 등은 2년의 재판과정을 겪었다.

학계와 동물보호단체 등 14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에서 20여 차례에 이르는 격론으로 적응장 결정, 이송, 먹이 훈련, 방류 등의 로드맵이 완성됐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제돌이의 이송길, 정반대로 제주에서 서울로 온 복순이의 이송길, 비행기와 선박 이송은 사람도 돌고래도 힘들고 낯선 여정의 연속이었다.

아시아 최초의 돌고래 야생 방류, 세계 최초의 남방큰돌고래 방류.. 험난한 여정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KBS다큐]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 1부_작별 https://youtu.be/FEKnEkaSR-E

[KBS다큐] 제돌이의 꿈은바다 였습니다 2부_만남 https://youtu.be/AjEcPyiCEkQ

■ 4년 만에 가족을 만났습니다 – 방류 100일째 ‘제돌이’는 지금?

국제 전문가들은 방류한 돌고래가 3개월 이상 생존하면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 2013년 7월 18일 방류한 돌고래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는 방류 100일째를 맞은 10월 25일 현재 제주 앞바다에서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무리 합류, 먹이 사냥 등에서 전혀 문제가 없고, 사람에게 다가와 먹이를 구걸하는 행위도 보이지 않는다.

헬기 촬영 중 차귀도 앞바다에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가 한 무리에 있는 것도 발견됐다. 제돌이는 무리의 선두에 서서 광어를 물고 헤엄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춘삼이는 다른 친구와 어울려 연속 점프하고, 먹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삼팔이는 뱃머리에서 파도를 타는 여유를 보였다. 방류한 돌고래 3마리 모두 야생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돌고래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유일한 동물이다. 4년 만에 바다로 돌아왔지만, 그들은 언어가 통했고, 서로를 알아봤다. 거칠게 숨쉬는 제돌이 곁에 새끼 돌고래들이 자주 보였다. 청년이 되어 돌아온 바다… 제돌이는 이제 새로운 가족을 이룰 것인가? 거센 파도를 이겨야 하지만 가족이 있는 곳이 진정한 집이다.

■ 엇갈린 운명 제돌이와 복순이 – 바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제돌이와 복순이는 2009년 5월 1일 같은 그물에 잡혔다. 당시 10살 안팎이었고, 암수 단짝으로 추정된다. 2013년 7월 18일 제돌이는 자유의 몸이 되었고, 친구 복순이는 아직 서울대공원에서 치유 중이다.

복순이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제돌이와 함께 야생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먹이 거부와 예민한 성격 때문에 치유를 위해 제주 돌고래 공연 업체에서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됐다. 고도의 감성과 지성을 가진 돌고래에게 남겨진 마음의 상처는 무엇일까? 돌고래 전문가 릭 오베리는 복순이의 상태를 ‘포획 돌고래 우울증(Captive Depression Syndrome)’으로 추정했다. 무엇이 제돌이와 복순이의 운명을 갈라놓았을까? 돌고래는 20년 전 친구의 목소리까지 기억한다. 서울대공원에서 다시 만났다가 헤어진 제돌이와 복순이,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그들은 다시 바다에서 만날 수 있을까?

■ 제돌이가 소리로 본 세상 – 문명의 명암과 되살아나는 야생의 기억

돌고래는 소리를 통해 3D로 세상을 읽어낸다. 제돌이의 시선과 청각을 통해 야생의 삶을 기억해내는 과정을 재구성한다.

4년간 살았던 서울대공원…제돌이가 기억하는 것은 무엇일까? 성산 가두리에서의 46일… 뱃고동 소리와 물고기의 파동을 들으면서 서서히 유년 시절의 기억을 회복한다. 마지막 훈련장 김녕 가두리, 파도가 거센 이곳은 동료 돌고래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다. 그물 너머 바깥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제돌이의 기억을 따라 문명의 명암과 자연의 순리를 돌아본다.

■ 서식지가 행동을 결정합니다(Habitat dictates Behaviors)
– 돌고래 전문가 릭 오베리


바다에서 만난 제돌이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먹이는 이제 받아먹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춘삼이 삼팔이가 처음 성산 가두리에 갔을 때 그들의 활동 공간은 불과 10미터, 지름 30미터의 공간을 다 쓰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 영리하지만 돌고래는 매우 소심하기 때문이다. 바다로 간 춘삼이 삼팔이의 행동반경은 이제 무한대다. 맘껏 뛰고 대담해졌다. 처한 공간이, 사는 곳이 그들의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남겨진 친구 복순이.. 2005년 환경스페셜팀이 야생에서 촬영한 복순이는 활기차고 호기심 많은 돌고래였다. 하지만 2009년 포획 이후 행동이 달라졌다. 먹잇감인 물고기조차 경계하는 복순이의 예민한 성격은 좁은 공간에 있는 한 치유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치유는 그들이 본래 살았던 곳으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파도 소리, 갈매기 울음, 물고기의 파동 등 자연의 소리를 듣고 비바람을 맞아 가면서 유년 시절의 기억을 회복해야 치유되어 바다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복순이의 트라우마는 바로 우리 모두의 책임일지 모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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