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성명서] 반생명적인 수족관 번식 즉각 중단하라

얼마전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 장두리가 임신을 했음이 확인되어 공연을 하던 전시수조에서 비공개 보조수조로 옮겨졌다. 올해 10월 출산 예정임을 감안하면 임신 8개월에 이를 때까지 장두리는 매일 세 차례씩 대중들을 상대로 돌고래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의 공연을 해왔던 것이다. 임신한 몸으로 무리가 가지나 않았을지 우려가 크다. 

이미 울산에서는 두 차례나 수족관 출산 새끼 돌고래의 폐사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핫핑크돌핀스는 울산 측에 여러 차례 암수 돌고래의 분리사육을 요구했다. 그런데 울산 남구는 암수개체를 따로 분리해 사육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성체가 되어 성적으로 성숙한 암수 돌고래들을 좁은 수조에 같이 넣어놓고 키우겠다는 것은 앞으로 수족관 돌고래의 임신과 출산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울산 측은 새로 태어날 새끼돌고래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는데, 이는 의지만 갖고 되는 일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돌고래 수족관의 큰돌고래 출산 통계를 보면 새끼 돌고래의 절반 이상인 52%가 생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다. 수족관 안에는 상어 등 포식자에 희생될 위험도 없고, 기생충에 감염될 염려도 없으며, 선박 등과 부딪히거나 그물에 걸려 죽을 가능성도 전혀 없는 ‘안전한’ 환경인데도 수족관 출산 돌고래가 생후 10년간 생존할 가능성 역시 겨우 14% 미만에 불과하다. 미국 플로리다 인근 바다에서 과학자들이 연구한 조사에 따르면 야생에서 태어난 돌고래가 10살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60%가 넘는 것과 비교해보면 수족관 돌고래 폐사율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가 30살 이상 살 수 있는 확률 역시 1%가 채 되지 않는다. 보통 야생 돌고래의 평균 수명이라고 알려진 30살까지 살 수 있는 수족관 출생 돌고래는 거의 없는 것이다.

수의사와 전문 사육사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는 수족관 출생 돌고래들이 왜 이렇게 일찍 죽는 것일까? 비좁은 수조 환경에서 살아가는 어미 돌고래들은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때문에 새끼 돌고래가 태어났을 때 제대로 양육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임신한 상태로 출산 직전까지 돌고래 쇼를 하다가 새끼를 낳고 나서야 겨우 잠깐 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자궁에서 건강히 자라야 할 새끼 돌고래가 제대로 발육되지 못하게 된다. 보통 야생에서 공동육아를 하는 암컷 돌고래 무리는 자연스러운 사회관계망 속에서 새끼들에게 수유를 하고 보살피며 생존률을 높인다. 이에 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수족관 환경에 놓인 어미와 새끼 돌고래들은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에 실패하기 마련이며, 야생에서 살아야 할 행동을 배우지 못하게 되고, 이는 결국 새로 태어난 돌고래의 폐사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전문 인력이 아무리 정성스럽고 극진하게 보살핀다고 해도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들이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일찍 폐사할 수밖에 없다면 결국 수족관 사육 돌고래의 임신과 출산을 금지시켜야 하지 않을까? 한 달전 캐나다에서 ‘프리윌리법’을 통과시키며 고래류의 수족관 사육과 출산을 아예 금지시킨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 씨월드가 범고래의 번식 중단을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늦기 전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즉각 암수 돌고래 분리사육을 실천해 번식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 역시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을 통해 수족관 고래류의 번식과 전시 및 공연을 금지시키고,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야생방류 또는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야 한다.

2019년 7월 10일
핫핑크돌핀스

2019년 7월 현재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 중인 성체 돌고래들은 2009년 개장 당시 일본 다이지에서 반입된 수컷 큰돌고래 고아롱과 암컷 장꽃분, 그리고 2012년 반입된 암컷 큰돌고래 장두리 등 세 마리다.
2019년 7월 현재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사육 중인 미성숙 개체는 2017년 2월 일본 다이지에서 반입된 암컷 큰돌고래 장도담과 2017년 6월 출생한 수컷 큰돌고래 고장수 등 두 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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