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체내에서 발암물질 DDT와 독성물질 PCB 등이 한계치 이상으로 검출되어 충격을 준다

도대체 우리 바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토종 돌고래 상괭이 체내에서 발암물질인 DDT와 독성물질인 PCB 등이 한계치 이상으로 검출되어 충격을 줍니다.

부산경남 방송 KNN에서 지난 3월 26일 방송한 특집 다큐멘터리 ‘상괭이의 꿈’은 중금속과 독성물질이 상괭이에 축적되고 있는 실태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상괭이들은 한반도 해역에서 매년 1천 마리 이상이 수명대로 살지 못하고 과도한 어업에 의한 혼획 등으로 죽어갑니다. 너무 많은 상괭이가 죽어가는데 이미 전체 개체수의 90% 이상이 혼획 등으로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상괭이의 혼획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괭이 탈출장치가 부착된 안강망 사용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혼획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중금속과 해양쓰레기에 의한 한반도 주변 바다의 해양오염이 너무나 심각하여 상괭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힘든 상황입니다.

문효방 교수 등이 2020년 3월에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논문 <한국 상괭이의 잔류성유기오염물질 체내 축적 현상과 시간 흐름에 따른 추이>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116마리를 분석해보았더니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인 DDT의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발암물질인 PCB(폴리염화비페닐)와 PBDE가 검출되어 충격을 줍니다.

특히 상괭이 27%에서는 DDT가 한계치를 초과해 검출되었으며, PCB도 상괭이 사체 10%에서 한계치 이상으로 검출되어 한반도 해역의 광범위한 해양오염 상황을 보여줍니다. 상괭이 개체 가운데는 DDT 수치가 한계치보다 5배 이상으로 검출된 개체도 있었으며, PCB는 한계치보다 2.7배 높게 검출된 개체도 나왔습니다. 이런 오염물질과 독성물질이 체내에 쌓이면 상괭이들은 암을 일으키거나 번식장애 등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독극물질은 한국과 여러 나라에서 1970년대부터 사용을 중단했지만, 이미 생태계에 널리 퍼진 채 전 세계 바다를 떠다니며 해양동물의 체내에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습니다.

최근 고래연구센터와 부경대학교에서 한국 남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 7마리에 대한 중금속 조사를 했더니 모든 상괭이에서 수은이 나왔고, 이중 4마리에서는 기준치(0.5mg/kg) 이상의 수은이 검출되었습니다.

수은은 생활하수에 섞여 바다로 흘러갑니다. 물고기에 쌓인 수은은 해양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돌고래 체내에도 지속적으로 농축되고 중금속 중독에 의한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제주 해역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두 구에 대해 지난 2월 진행한 부검에서는 커다란 종양조직이 상괭이 위에서 발견되어 환경적 요인에 의한 발병을 의심케 합니다.

가뜩이나 스티로폼 같은 폐어구에 의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농업용 제초제, 육상양식장 항생제 등의 온갖 독성 화학물질이 하천에 섞이거나 직접 바다에 배출되고 있어서 연안에서 살아가는 해양포유류 상괭이와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에서 지속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수족관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고, 혼획을 줄여 생존률을 높인다고 해도 해양생태계 자체가 이미 심각하게 오염된 상황에서 돌고래들은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래와 돌고래들은 해양생태계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종인데, 이들에게서 암과 피부병이 발병하고, 중금속이 한계치 이상으로 축적되어 검출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히 우리 바다가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보여줍니다.

우리는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가 보내는 바다의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KNN 특집 다큐멘터리 ‘상괭이의 꿈’ 전체 보기 상괭이의 꿈 (k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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