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에 얽혀 꼬리가 잘려나간 제주 남방큰돌고래 ‘오래’

제주 바다에는 폐어구에 얽혀 꼬리가 잘려나간 남방큰돌고래 ‘오래’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4/6) 아침 핫핑크돌핀스는 오래가 20여 마리 동료 돌고래들과 사냥하는 모습을 살펴보면서 촬영했습니다. 

‘해양보호생물’ 오래는 꼬리지느러미가 잘려나간 뒤에도 능숙하게 사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년 가까이 제주 앞바다에서 생존해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핫핑크돌핀스가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오래가 꼬리자루(몸통과 꼬리지느러미를 연결하는 근육) 부분을 하늘로 치켜세우면서 물 속으로 잠수하는 모습을 몇 차례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사냥 모습입니다. 오래는 낚시줄 또는 폐그물에 꼬리가 걸리면서 살을 파고들어 결국 꼬리가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처음 꼬리지느러미가 잘린 채 발견된 것이 2019년 6월이니까 오래가 꼬리 없이 살아간지 약 2년이 되어갑니다. 처음 오래가 유영하는 모습이 우연히 관광객에 의해 촬영된 이후 핫핑크돌핀스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연구원들과 함께 제주 바다 일대에서 오래를 찾아다니며, 이 돌고래가 건강하게 살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오래는 돌고래들의 유영과 사냥 그리고 모든 움직임에 있어서 필수적인 꼬리지느러미가 완전히 탈각해버렸기에 오랫동안 생존하기는 어려워보였습니다.

이미 지느러미가 낚시줄이나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들이 얼마 생존하지 못하고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몇 차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에서는 이 돌고래가 오랫동안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다행히 오래는 2021년 4월 6일 현재 제주 바다에서 동료들과 힘을 모아 생존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인 제주 연안 일대에서 낚시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고, 낚시줄과 바늘이 바다 속에 마구 버려져 있습니다. 낚시도구를 비롯해 폐어구들은 버려진 상태로 방치했을 경우 해양동물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버려진 그물이나 낚시줄에 걸린 해양동물이 죽어가기 때문입니다. 폐어구와 무분별한 낚시의 문제점을 온몸으로 증언하며 살아내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오래가 드넓은 바다에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과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등 제도적 보호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난개발과 해양오염 그리고 선박의 잦은 운행으로 돌고래 서식처가 줄어드는 가운데, 해양쓰레기와 폐어구마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위협하고 있어서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연안에서 생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정에 제주 바다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일대를 해양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과 해양포유류보호법 또는 해양동물보호조례 제정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관련 기사 [한겨레] 꼬리 잘린 남방큰돌고래 제주서 목격…어구 걸린 듯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wild_animal/898896.html

“2019년 6월 17일 제주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돌고래 한 마리가 배를 따라 유영했는데, 꼬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관광객을 태운 요트는 항구로 돌아왔고, 돌고래는 어디론가 이동했습니다. 다 자란 돌고래라고 하기엔 몸집이 작았지만, 젖먹이라고 할 만큼 어린 개체는 아니었습니다. 이 돌고래는 왜 꼬리도 없이 홀로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요?” 

“바다에는 온갖 쓰레기가 흘러들어오고 낚싯줄이나 폐어구가 버려집니다. 자신이, 자신의 부모가, 그리고 그 조상이 오래도록 익숙하게 사용하던 바다에서 나타난 낯선 물체들에 뒤얽힌 생물들은 결국 여기서 헤어나지 못하고 몸의 일부가 잘려나가거나 목숨을 잃고 맙니다. 이렇게 희생당하는 대부분의 돌고래와 해양 생물들은 구조는커녕 발견되지도 못한 채 바닷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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