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돌고래 선박관광 과태료 부과, 전혀 준비 안 된 정부

[핫핑크돌핀스 논평] 돌고래 선박관광 과태료 부과, 전혀 준비 안 된 정부

당장 내일부터 시행되는 남방큰돌고래 보호 가이드라인 규정위반 관광선박 과태료 부과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해수부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관광선박에 대해 과태료 최대 2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4월 19일)과 관련하여 해양수산부 담당자에게 구체적인 신고 절차와 단속 방법 등을 질의하였으나 신고 매뉴얼은 만들어진 것은 없고, 만들 계획도 없으며, 단속은 지자체가 담당한다는 답변만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단속을 해야 할 제주도청 담당자는 핫핑크돌핀스에게 ‘아직 논의된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개정안에 신고 절차가 명시돼 있지 않았고, 구체적인 단속 내용은 마련하지 않았다’고 대답한 것이다.

최근 주둥이가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하였고, 선박 충돌에 의해 등지느러미가 크게 잘려나간 것으로 보이는 남방큰돌고래도 알려져 있는 가운데, 해양보호생물을 위협하는 관광선박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을 가진 지자체 담당 부서에서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그간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대상으로 한 선박관광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면서 돌고래들에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고래 무리 가운데로 돌진하거나, 제트스키 등 수상오토바이들이 굉음을 내며 돌고래를 위협하거나, 낚시꾼을 가득 태운 선박들이 보호종 돌고래 무리 가운데로 들어와 휘젓고 다니는 등의 수많은 문제가 지적되었음에도 단속 규정 미비로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인 현장 감시 활동을 통해 돌고래들의 휴식과 식사 및 사교행동을 방해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관광선박 ‘스토킹’의 문제점을 알려왔다. 그리고 처벌 규정이 없는 현행 선박관광 가이드라인의 제도적 허술함에 대해서도 지적해왔다. 그 결과 마침내 처벌 규정을 담은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이 시행되기에 이르렀으나, 담당 공무원들이 구체적인 신고절차나 단속 방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서 과연 돌고래 보호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 제기된다. 법안만 만들어놓고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관광선박과 수상오토바이들의 횡포를 제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해 부상을 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서식처에서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없어 결국 개체수 감소와 지역적 멸종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50미터 이내 접근 금지를 증명해야 과태료 최대 200만원이 부과되는 부실한 법령이지만 이마저도 돌고래들의 신체 손상과 생명 위협 실태가 알려지고 나서야 겨우 마련되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생태계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가이드라인 위반 선박관광에 대해 실질적인 처벌을 통해 돌고래 보호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단속 행정을 펼칠 것을 정부와 지자체에 촉구한다. 또한 정부 당국이 규정 위반 관광선박에 대해 과태료만 부과하는 수동적인 행정에 그치지 않고 보다 능동적으로 돌고래 보호에 나서 규정 위반 반복 업체 영업 정지, 관광선박 접근 금지 구역 및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생태법인 도입 등 더 강력한 보호조치 도입을 촉구한다.

2023년 4월 18일
핫핑크돌핀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