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니청원] “12마리 중 8마리가 죽었어요… 돌고래 무덤에서 구해주세요”

저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온 큰돌고래 ‘장꽃분’입니다. 올해 추정 나이 22세고요, 2009년 10월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이 문을 열 때 이곳으로 왔습니다. 수족관 내에서 2014년, 2015년에 새끼를 출산했지만 둘 다 5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고, 2017년에 낳은 ‘고장수’가 유일하게 살아남아 같이 지내고 있지요.

[한국일보 애니청원] “12마리 중 8마리가 죽었어요… 돌고래 무덤에서 구해주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33117080001187

오는 7일 실시하는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를 앞두고 생태체험관에서 살고 있는 우리 큰돌고래 네 마리가 이슈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 10곳이 남구청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우리를 바다쉼터로 보낼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고요. 지난달 29일에는 울산 온남초등학교 6학년 학생 26명이 남구청장 후보에게 울산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달라는 내용의 손편지를 보내 화제가 됐죠.

사실 우리를 수족관에서 풀어달라는 요청이 처음 나온 게 아닙니다. 이곳에선 지난 12년간 돌고래 12마리 중 8마리가 죽어(폐사율 67%) ‘돌고래의 무덤’으로 불리죠. 특히 지난해 7월 생태체험관 개관 때부터 지내던 수컷 큰돌고래 ‘고아롱’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남은 돌고래 네 마리를 방류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울산 울주군 송정항을 고래바다쉼터(돌고래보호소) 조성 후보지로 두고 현장답사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항만 입구를 그물 등으로 막고 송정항 내에서 우리들이 지낼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으로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바다쉼터 현실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건 맞지만 이번에 선출되는 구청장, 해수부의 의지에 시민들의 관심이 더해지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재 생태체험관에는 저와 고장수를 포함 장두리(12세∙암컷), 장도담(8세∙암컷)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수족관에서 태어난 고장수는 바다 한번 나가보지 못하고 수족관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고장수에게 우리가 태어난 바다가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잘 표현한 장세영 학생의 편지 중 일부로 청원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돌고래들의 행복을 찾아주세요! 저는 고래생태체험관이 차라리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돌고래들의 행복도 중요합니다.”

[한국일보 애니청원] “12마리 중 8마리가 죽었어요… 돌고래 무덤에서 구해주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3311708000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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