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남방큰돌고래 위협하는 선박들…고속 추월에 포위까지

‘지느러미 잘릴라, 아찔한 순간’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1월 1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자구내포구 앞 해상에서 관광낚시선이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추월하고 있다. 2022.11.20

관광낚시선박이 국내 멸종위기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뒤쫓고, 한술 더 떠 고속으로 추월하며 위협을 가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연합뉴스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6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는 남방큰돌고래 30∼40여 마리가 집단으로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며 먹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관광객 10여명을 태운 낚시체험배가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발견한 뒤 다가가 돌고래 무리와 20∼30m 거리를 유지했다.

돌고래 무리가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자 낚시체험배는 갑자기 속력을 내기 시작해 돌고래 무리를 쫓아갔다. 무리는 혼비백산했고, 그 중 한 마리는 물 위로 높게 뛰어오르며 다른 돌고래들에게 위험을 알리기도 했다.

낚시체험배는 돌고래 무리 뒤쪽에서 거리를 좁혀가더니 결국 물속에서 유영하는 무리 위로 추월을 시작했다. 속력을 낸 배의 선수와 호흡을 위해 올라온 남방큰돌고래와의 간격이 불과 1∼2m밖에 안 될 정도의 아찔한 광경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돌고래 무리 가운데는 선박 스크루에 등지느러미가 잘린 돌고래도 섞여 있었다. 사람에게 있어 수족과 같은 지느러미가 선박에 의해 잘릴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자구내 포구 앞에서 돌고래 무리는 결국 뿔뿔이 흩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돌고래 선박관광 행태가 비일비재하다는 데 있다. 심지어 여러 척의 관광선박이 무리를 포위하며 관찰하는 일도 벌어진다. 관광선박이 돌고래 무리에 접근하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먹이활동과 휴식 그리고 사교활동 시간을 빼앗아 돌고래들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 결국 개체수 감소로 이어진다.

해양환경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과태료 200만원 이하로는 업체들을 규제하기 어렵다”며 “규정 위반 반복 업체 영업 정지, 관광선박 접근 금지 구역 및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생태법인 도입 등 더 강력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기사 원문 [연합뉴스] 남방큰돌고래 위협하는 선박들…고속 추월에 포위까지 https://www.yna.co.kr/view/AKR20221118115400056

‘또 지느러미 잘릴라, 아찔한 순간’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1월 1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자구내포구 앞 해상에서 관광낚시선이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추월하고 있다. 2022.11.20
등지느러미 잘린 남방큰돌고래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6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등 지느러미가 잘린 채 유영하고 있다. 2022.11.16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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