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 돌고래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바다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므로 해안도로 가까이에서 연중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지 않고 육상에서 돌고래들을 관찰하며 기록합니다.

2022년 3월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약 70여 명의 남방큰돌고래들이 나타났습니다. 이중에는 등지느러미에 숫자 2번 표식을 단 춘삼이와 두 번째 새끼 돌고래도 있었습니다. 춘삼이는 돌고래쇼장에 갇혀 있다 2013년 자유를 찾아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왔는데, 최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의 지속적인 관찰 끝에 두 번째 출산이 확인되었습니다.

2022년 3월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핫핑크돌핀스가 촬영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

이날은 폐어구 때문에 꼬리지느러미가 잘려나간 ‘오래’도 관찰되었습니다. 오래는 없어진 꼬리 대신 몸통 전체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온몸을 옆으로 비틀면서 헤엄을 치고 있습니다.

꼬리 없는 야생 돌고래 오래가 제주 바다에서 처음 발견된지 거의 3년이 되고 있습니다. 2019년 6월에 처음 발견했으니까요. 꼬리가 잘려나간 남방큰돌고래 오래는 오늘도 무리들과 함께 제주 바다에서 힘겹지만 힘차게 살아내고 있습니다.

꼬리지느러미에 폐어구(아마도 낚시줄)가 걸린 채 유영하고 있는 ‘꽁이’도 이날 무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꼬리에 걸린 낚시줄은 점점 꽁이의 꼬리지느러미를 파고 들고 있습니다. 낚시줄과 폐그물에 의해 돌고래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구조가 필요할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한편 제주 해안도로 육상 가까이에서 보호종 돌고래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자 여러 선박들이 돌고래들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갑니다. 돌고래 관광선박 뿐만아니라 낚시선박도 돌고래에 위협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이날 목격되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혹시나 선박충돌로 인해 돌고래들이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되어 “선박이 보호종 야생 돌고래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안 돼요. 해양수산부 규정으로 50미터 이내로는 접근할 수 없습니다”라고 갯바위에서 크게 소리쳤습니다.

쌓이는 폐어구에 돌고래들은 지느러미가 걸리거나 잘려나가기도 하고, 돌고래 가까이 접근하는 선박들은 보호종 야생동물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돌고래들의 서식지에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기도 하고, 연안은 해수온도의 급격한 상승과 오염물질 축적으로 해양생태계가 뿌리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런 온갖 위협에도 돌고래들은 바다를 떠날 수 없습니다. 돌고래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바다를 만들면 인간에게도 이로울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제주 남방돌고래들의 서식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입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