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상괭이 보호법’ 즉각 도입하라  

국회는 ‘상괭이 보호법’ 즉각 도입하라

한국의 상괭이와 멕시코 바키타돌고래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다 그 지역의 정착종 돌고래이며, 몸집이 작은 소형 쇠돌고래입니다. 상괭이 별명이 ‘웃는 고래’라면 바키타의 별명은 ‘바다의 팬더’입니다. 둘다 수줍음이 많고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두 돌고래 모두 그물에 우연히 걸려 죽는 혼획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슬픈 공통점도 있습니다. 상황은 물론 바키타돌고래가 훨씬 심각해서 한때 500마리에 이르던 바키타는 이제 전세계에 10마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멕시코 연안에 불법으로 설치된 자망이 너무 많아 결국 바키타의 멸종을 부르게 된 것입니다. 뒤늦게 멕시코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나서 불법 설치 그물을 제거하고 있지만 이미 상황은 너무 늦었습니다.

한국 연안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괭이 역시 그물에 의한 혼획이 폐사 원인의 90%에 이르고 있습니다. 안강망에 혼획돼 매년 1천마리 이상이 질식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신고돼지 않고 바다에 버려지는 건수는 통계에 잡히지 않기에 훨씬 많은 상괭이들이 오늘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상괭이도 머지않아 바키타의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그물에 걸린 상괭이가 탈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안강망을 개발했지만 어민들은 어획량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이 그물 사용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괭이 탈출그물 사용시 어획량 손실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정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이 실제로 상괭이 탈출구가 마련된 안강망에서 조사한 결과 혼획은 없고, 어획량 손실도 5% 정도로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괭이는 정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며, 혼획을 방지하여 급격하게 줄어드는 개체수를 보호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도 탈출할 수 있는 연안 안강망 사용이 의무화된다면 멸종위기 토종 돌고래 상괭이를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부디 국회가 나서서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발의를 추진하고 있는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바랍니다. 어민의 손실은 보상하고 상괭이 사망은 크게 줄일 수 있는 이 상괭이 보호 법안이 더 늦기전에 국회를 통과하여, 상괭이가 멕시코 바키타돌고래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 발언 내용 (2023년 9월 20일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국회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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