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그물이 얽혀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

온몸에 그물(또는 낚싯줄)이 걸려 있는 어린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됐습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이 2023년 11월 1일 제주 하도리에서 처음 발견하였고,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은 11월 8일 제주 종달리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돌고래는 처음 발견된 이후 약 두 달 여가 지나는 동안 상처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몸에 감겨 있는 그물이 점점 살갗을 파고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핫핑크돌핀스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꼬리에 드리워진 긴 그물(또는 낚싯줄)이 보이지만, 이정준 감독이 수중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 그물이 이 돌고래의 입에서부터 몸통을 지나 꼬리까지 걸려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온몸에 칭칭 그물에 걸려서 이 돌고래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그물이 몸을 죄여오고, 살갗이 점점 패이고 있습니다. 너무나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 어린 돌고래는 그물을 끊어내고 살기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 돌고래의 발견 소식을 듣자마자 2023년 11월 9일 해양수산부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그물에 걸린 어린 남방큰돌고래 구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상황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두달이 지난 지금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핫핑크돌핀스가 협의하여 더이상 손을 놓고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2024년 1월 3일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을 비롯해 해양수산부와 고래연구센터, 해양환경공단, 제주도 등 관련 기관들이 협조하여 이 돌고래 구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회의에서 해외의 그물에 걸린 고래 구조 사례 검토와 관련 자료 공유 그리고 이 돌고래에 대한 정확한 현재 상황에 대한 공유가 이뤄졌습니다.

이 돌고래는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종달’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어미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의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 086(JTA086)번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여러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종달’이에 대해 포획 뒤 그물을 제거하는 구조방법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회의 참가자들이 협의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주변에 다른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이 많고, 종달이는 어미로 보이는 086번 돌고래와 항상 같이 유영하고 있으며, 이 개체의 활동성이 아직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이 개체만 따로 떼내서 포획하여 치료하기에는 부정적인 상황인 것입니다.

가만히 놔두면 이 돌고래는 기존에 그물이나 낚싯줄에 걸련 뒤 헤엄치다 몇 달 뒤 사라져 죽은 것으로 보이는 남방큰돌고래 ‘꽁이’ ‘단이’ 등의 사례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획하여 구조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결국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그리고 핫핑크돌핀스에서 정부의 허가를 얻어 먼거리에서 장대를 이용해 그물을 최대한 잘라주는 방식으로 이 돌고래의 ‘그물얽힘’을 제거해주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그리고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은 긴밀한 협의를 하며 이 돌고래를 모니터링 중이며, 그물 얽힘에 대한 제거 준비가 끝나면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실제로 그물제거 작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제주 바다에 너무 많은 해양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바닷속에는 낚시바늘과 낚싯줄 그리고 폐어구가 많은 해양동물의 삶을 위협합니다. 그물에 걸려 지느러미를 잃거나 심하면 죽는 남방큰돌고래의 사례도 앞으로 계속 발견될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핫핑크돌핀스와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 그리고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는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인 제주 서쪽 바다 일대에서 해양동물 그물 얽힘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구조팀 구성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종달이에 대한 그물 제거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저희들은 지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온몸에 그물이 걸려 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종달’이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고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저희들의 활동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주 연안에서 1년 내내 살아가며 인간의 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 남방큰돌고래들이 연안 오염과 해양쓰레기, 난개발, 관광선박 등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보다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과 생태법인 제도 도입에도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 1월 4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어미와 헤엄치는 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 사진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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