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린 돌고래 옆에서 선박관광이라니…

지금은 관광선박에 타고 돌고래 관광을 즐길 때가 아닙니다! 2024년 1월 6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경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관광선박이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근거리에서 바짝 쫓아가는 모습이 핫핑크돌핀스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종달’이를 모니터링하던 중 관광선박이 다시 한번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위험하게 운항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촬영한 것입니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해양보호생물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 반경 300미터 이내에서는 선박이 엔진을 ‘정지’해야 하고, 50미터 이내로는 접근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즉 이렇게 돌고래 가까이로는 선박이 절대 다가가지 말아야 함에도 이 선박은 엔진을 정지하지도 않고, 너무나 가까운 거리까지 무분별하게 접근하였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현장에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 제발 돌고래 무리 가까이로 선박이 접근하는 일을 삼가해달라고 신신당부하였으나 선장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1월 6일 오전 대정읍 앞바다에는 70~80명 가량의 많은 남방큰돌고래들이 목격되었고, 이중에는 온몸에 그물이 감긴 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어린 남방큰돌고래 ‘종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몸에 감긴 그물을 끊어내기 위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돌고래가 바로 근처에 있다는 것을 선박에 탄 관광객들은 알고 있을까요? 돌고래를 보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는 관광객들은 인간이 버린 낚싯줄과 폐어구가 해양보호생물의 목숨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시시각각 온몸을 죄여오는 그물을 벗겨내지 않으면 어린 돌고래 종달의 삶은 제주 앞바다에서 더이상 지속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이렇게 배를 타고 나가 돌고래 관광이나 할 때가 분명히 아닙니다.

그물을 끊어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남방큰돌고래 ‘종달’ 근처에서 한가하게 선박관광이나 즐기는 인간이어서 미안합니다.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그리고 돌핀맨 이정준 감독팀은 정부기관의 협조 아래 종달이의 그물을 최대한 제거할 수 있는만큼 제거하기 위한 준비에 오늘도 한창입니다.

제발, 진심으로 관광선박들이 돌고래를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1월 6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광선박이 돌고래들 가까이에서 운항하고 있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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