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세계 3대 포경국 아이슬란드, 경제성 이유로 고래잡이 포기하나

[애니멀피플] 세계 3대 포경국 아이슬란드, 경제성 이유로 고래잡이 포기하나 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1029999.html

일본, 노르웨이와 함께 세계 3대 포경국 가운데 하나인 아이슬란드가 2024년부터 포경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 동물보호단체의 끈질긴 압력에도 굴하지 않던 포경국이 고래고기 수출 감소와 고래관광 증가 등 경제적인 이유로 고래잡이를 멈추게 되는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스반디스 스바바르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식품 농업 수산업 장관은 현지 일간지 ‘모르군블라디드’ 4일 치에 기고한 글에서 “포경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증거는 희박하다”며 “포경이 2023년 이후에도 계속 허가될 것으로 믿을 이유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아이슬란드에는 큰고래(긴수염고래)와 밍크고래를 전문적으로 잡는 회사가 각각 하나씩 있으며 포경허가가 만료되는 2023년까지 허가를 갱신받아야 한다.

아이슬란드 정부가 2019∼2023년 동안 허가한 포경 어획량은 대왕고래에 이어 가장 큰 고래인 큰고래 209마리와 수염고래 가운데 가장 작은 밍크고래 217마리였다. 그러나 큰고래 포경회사는 2020년 문을 닫았고 나머지 회사도 지난 3년 동안 어획량은 2021년 밍크고래 한 마리에 그쳤다.

적록운동당 출신인 스바바르스도티르 장관은 “(고래가 없는 게 아니라) 포경회사가 고래를 잡지 않았을 뿐”이라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순하게 설명하면 고래를 잡아 봐야 손실만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슬란드 포경산업에 치명타를 가한 이유의 하나로 일본이 상업포경을 선언한 것을 꼽았다. 그동안에도 일본은 ‘과학적 조사’를 명목으로 포경해 왔지만, 2019년부터 상업포경에 나섰고 이 때문에 아이슬란드는 잡은 고래고기의 대부분을 팔던 수출선을 잃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래고기 가공공장 운영이 어려워졌고 연안에 어획 금지구역이 확대되면서 포경 비용이 증가한 요인도 작용했다. 국제적인 반대운동이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6년 아이슬란드가 상업포경을 재개하자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점 홀푸드 마켓은 아이슬란드산 제품의 판매를 중단해 수산물 판매에 큰 피해를 보았다. 포경의 쇠퇴와 대조를 이룬 것은 고래관광으로 2019년 관경 관광객은 36만 명에 이르렀다.

스바바르스도티르 장관은 “왜 아이슬란드가 경제적 이득도 수요도 거의 없는 포경을 유지하기 위해 그 모든 리스크를 안아야 하나”고 물었다. 그는 올해 안에 포경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평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바네사 윌리엄스-그레이 고래 및 돌고래 보전협회(WDC) 아이슬란드 지부 활동가는 “아이슬란드는 자연경관 속에서 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의 하나”라며 “고래를 위한 새롭고 긍정적인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6년부터 고래잡이를 금지했으나 노르웨이는 처음부터 모라토리엄에 반대했고 아이슬란드는 1992년 탈퇴했다가 2002년 복귀했으나 2006년 상업포경을 재개했다. 일본은 2019년 위원회를 탈퇴하고 상업포경을 시작했다.

이들 포경국은 자체적으로 포경 상한을 정하고 실적을 국제포경위원회에 보고한다. 위원회에 보고된 2020년 포경기록을 보면 일본은 밍크고래·보리고래·브라이드고래 등 598마리 노르웨이는 밍크고래 503마리 등 총 810마리를 잡았다.

국제포경위원회 가입국인 우리나라는 상업포경을 금지하고 있지만 혼획·좌초된 고래고기의 유통과 판매는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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