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에 바짝 붙은 낚싯배, 적발해도 처벌 못해”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와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어제 삼팔이의 세번째 출산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수족관에서 돌고래 쇼를 하다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온 삼팔이의 출산 소식은 분명히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나 지금 제주 바다는 돌고래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나 많은 배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들을 쫓아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배들 중에는 선박관광 업체 소속의 요트도 있지만, 일반 낚시객들을 태운 낚시어선들도 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요트나 유도선, 수상레저기구 등이 돌고래 선박관광 접근 금지 규정을 위반하면 과태료를 받지만, 낚시어선은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올해 4월 19일부터 규정을 위반한 선박에 대해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졌으나, 관련 공무원들이 세부 시행규칙을 만들면서, 낚시어선은 제외시켰기 때문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낚시어선을 포함해 올해 4월 19일 이후 14건의 선박관광 규정 위반 사례를 적발하여 관계 당국에 신고하였으나 실제로 이에 대해 과태료 부과가 이뤄진 건은 겨우 1건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낚시객들을 잔뜩 태운 일부 낚시어선들이 돌고래들을 스토킹하듯 졸졸졸 따라다니며 접근금지 규정을 위반하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낚시어선들은 기존에 바다낚시를 하던 구역이 아니라 요즘 돌고래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까지 일부러 멀리까지 다가와 선박관광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돌고래들은 훨씬 더 늘어난 관광선박에 시달리는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 즉시 해양생태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모든 선박에 대해 돌고래 접근 금지 규정을 어길 경우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갓 태어난 어린 남방큰돌고래들이 자주 발견되고 있으나 동시에 무분별한 선박관광이 이뤄지는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 등의 지역에 대해서는 즉시 돌고래 선박관광을 금지하고,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할 것입니다.


*관련 기사 [연합뉴스] “남방큰돌고래에 바짝 붙은 낚싯배, 적발해도 처벌 못해” https://www.yna.co.kr/view/AKR20231005060100056

제주 해상에서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에 과도하게 가까이 간 낚시어선을 해경이 적발했으나 시행규칙 미비로 처벌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에 따르면 제주도와 해경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지난 8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에 과도하게 근접한 낚시어선을 해경이 적발했으나 정작 과태료는 부과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생태계법)은 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한 해양보호생물에 50m 이내 선박 접근을 금지하고 위반 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하위 법령인 시행규칙에 법 적용을 받는 선박 종류가 유도선, 마리나선박, 수상레저기구로 한정되면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험형 배낚시를 하는 낚시어선의 경우 돌고래 안전을 위협해도 처벌할 수 없게 됐다고 위 의원은 지적했다.

그동안 제주 해역에서 선박을 이용한 남방큰돌고래 관찰 관광이 보호 조치 없이 이뤄지면서 돌고래가 선박에 부딪히거나 스크루에 다치는 일이 발생하자 지난 2021년 9월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을 발의해 법 개정을 이끌어냈으나, 시행규칙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위 의원은 설명했다.

위 의원에 따르면 현재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돌고래 뷰 낚시’를 홍보하는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돌고래 떼 쫓아 따라가 주신 선장님 최고’, ‘거의 끝까지 쫓아가서 신나게 놀고 있는 돌고래 가족을 만났다’는 등의 후기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또 개정법이 시행됐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행 6개월이 지났음에도 과태료 부과 건수는 단 3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 의원은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해 관광업계와 국민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해양수산부가 실태 파악을 통해 체험형 낚시어선도 접근 제한 선박에 포함하는 것은 물론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해 적극적인 단속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해역 중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2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2년 남방큰돌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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