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가는 진짜 러시아 스파이일까?

얼마전 노르웨이 북극 해안에서 발견된 흰고래 벨루가는 며칠 동안 노르웨이 선박 주변을 배회하며 먹이를 달라고 입을 벌린 채 적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 벨루가에 달린 몸줄에서 고프로 카메라를 매달 수 있는 거치대가 붙어 있었고, 거기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유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세계 언론은 이 벨루가가 러시아 군사훈련을 받은 스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일까요? 해당 장치가 실제 러시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종류는 아닌 것 같다는 게 중론이지만, 러시아 해군이 수년간 고래들을 군사용으로 훈련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언론에서는 이 고래가 러시아 군사시설을 탈출한 스파이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확실치 않습니다.

러시아말고도 미 해군 역시 고래와 바다사자 등 해양동물을 군사작전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2015년 3월 29일자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에 의하면 미 해군은 샌디에고 해군기지에서 수중 군사작전에 사용되는 돌고래 90마리와 바다사자 50마리를 매일 훈련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돌고래는 뛰어난 수중 음파탐지 능력을 갖고 있어서 바다 속의 기뢰 또는 폭발물 탐지를 담당하고 있고, 바다사자는 수중 제한구역 안으로 침입하는 물체 등을 탐지하는 임무를 부여받아 매일 작전에 동원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돌고래들과 바다사자들은 군사훈련을 마치면 국제 분쟁지역으로 파병된다고 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해양포유류를 군사작전에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최근 그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그러나 미국은 오히려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매년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군사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지출하는 한 해 예산이 약 280억원이라고 합니다. 미 해군은 돌고래를 비롯해 로봇물고기도 해군 훈련에 동원하는데, 최근에는 로봇물고기와 돌고래가 함께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만에서 태어난 큰돌고래 ‘푸나니’는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위치한 미 해군기지에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 돌고래들은 원래 태어난 바다에서 잡혀와 해군기지의 좁은 수조에 갇혀 지내는데, 게다가 ‘전투 돌고래’라는 신세가 되어 매일 힘든 군사훈련까지 받는 이중고에 시달립니다. 전쟁준비를 위한 군사훈련 자체가 비윤리적인 일이지만, 특히 동물을 군사목적에 사용한다는 것은 더욱 비윤리적이고, 비인도적인 처사입니다. 해양동물 140마리를 군사작전에 사용하는 해군(미국 해군과 러시아 해군, 우크라이나 해군 등)은 분명히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관련 글

돌고래와 바다사자 등 해양동물을 군사작전에 이용하는 미 해군 http://cafe.daum.net/hotpinkdolphins/Qbnb/647

[글로벌 돋보기] 벨루가 돌고래는 진짜 러시아 스파이였을까?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196126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