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줄에 지느러미가 걸린 채 유영하고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또 발견!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21년 9월 28일 화요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을 활동을 벌이던 중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린 채 살점을 파고들어가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을 시작했으며, 대정읍 일과리에서 돌고래 무리를 발견하고 이들이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 육상에서 같이 이동하며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이날 약 50마리 정도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함께 유영하고 있는 개체 가운데 등지느러미에 무엇인가 걸린 것이 발견되어 사진을 연속으로 여러 장 촬영하였습니다. 이 개체는 대정읍 무릉리와 신도리 중간 지점에서 오전 10시 30분 무렵 촬영되었습니다.

아래 첨부하는 원본사이즈의 사진들을 내려받아 확대해서 보면 위와 같이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린 채 유영하고 있는 개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원본 사진들에서는 왼쪽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 개체가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려 있는 개체입니다.

낚시줄 (또는 폐그물)이 등지느러미에 걸려 있는 저 개체는 등에 걸린 줄을 벗겨내려고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점점더 그물이 살을 옥죄어 들어오게 됩니다. 그럴 경우 점점 더 살을 파고들던 낚시줄이 아예 나중엔 등지느러미를 잘라내버릴 수도 있게 됩니다. 저 낚시줄이 등지느러미에 걸려 있는 개체는 지금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습니다. 인간이 버린 폐어구가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 사진들은 모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2021년 9월 28일 대정읍 앞바다에서 촬영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낚시줄이나 폐어구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019년 6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꼬리지느러미가 아예 없는 돌고래를 선상에서 발견하고 동영상을 찍어 공개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연구원들과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이 이 돌고래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MARC 연구원들은 ‘오래’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 꼬리 잘려나간 돌고래에 대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올해 들어서 폐어구와 낚시줄이 꼬리지느러미에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두 차례가 발견되어 충격을 주었습니다. 2021년 2월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발견한 ‘꽁이’ 그리고 2021년 8월 KBS 환경스페셜 제작진이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추가 걸려 있는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한 것입니다. 핫핑크돌핀스가 오늘 발견한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례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로 발견된 것으로서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돌고래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돌핀맨’ 이정준 감독은 2021년 2월 대정읍 앞바다에서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줄이 엉켜 걸려 있는 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하고, ‘꽁이’란 이름을 붙인 채 계속해서 추적,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래 ‘꽁이’의 사진들은 모두 이정준 감독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 나 좀 살려줘 | 새끼 돌고래의 구조 시그널 https://youtu.be/Hlag95DRDWs 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2021년 8월 12일 방송된 KBS UHD 환경스페셜 19회 ‘지금 바다는’ 편에서도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찌’가 걸린 채 헤엄치고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생생한 영상으로 공개되어 충격을 주었습니다. 확인 결과 KBS 환경스페셜 팀이 촬영한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찌가 걸린 개체는 이정준 감독이 발견한 ‘꽁이’와는 다른 개체였습니다. 이 모습을 촬영한 KBS 환경스페셜의 정승안 PD는 낚시찌가 꼬리에 걸린 개체가 “숨을 자주 쉬러 수면 위로 올라온다”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핫핑크돌핀스에게 전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모두 KBS UHD 환경스페셜 19회 ‘지금 바다는’ 방송분을 캡쳐한 것입니다.

2019년에 처음 발견되어 지금까지 2년 넘게 생존하고 있는 꼬리 없는 남방큰돌고래 ‘오래’, 꼬리지느러미에 긴 낚시줄이 걸려 있고, 걸린 줄을 떨쳐내기 위해 계속 꼬리를 수면에 내리치고 있는 ‘꽁이’ 그리고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찌’가 걸린 채 자주 숨을 쉬러 수면 위로 올라오는 개체에 이어, 오늘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린 개체까지, 2021년 9월 현재 해양쓰레기로 인해 지느러미에 직접 손상을 입었거나 현재 손상이 진행중인 개체가 무려 4마리에 이릅니다.

이는 전체 남방큰돌고래 개체수를 130마리로 계산했을 경우 전체 개체수의 약 3%가 낚시줄이나 폐어구에 의해 직접 손상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제주 바다에 얼마 남지 않은 남방큰돌고래들이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지 못하고, 인간이 버린 낚시줄과 낚시바늘 그리고 폐어구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버려진 낚시도구와 폐어구가 해양동물을 위협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중요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게도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음에 따라 정부는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에 낚시를 제한하거나 해양쓰레기 발생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특히 시급하게 제주 대정읍과 구좌읍 등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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