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2년 전 약속 왜 아직도 안 지켜요?” 아이가 물었다…형제 죽고 홀로 남은 돌고래 방류될까

핫핑크돌핀스, 벨루가 방류를 위한 1인 시위 진행
“2019년 10월 방류 약속…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방류하지 않아”
아쿠아리움 “코로나19로 업무 순연돼…노력 지켜봐달라” 해명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왜 약속을 아직 안 지키죠?”

20일 오후 아쿠아리움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1층 입구.

오가는 사람으로 붐비는 가운데 박성령 씨(30대)가 ‘흰고래 벨라를 제발 넓은 바다로 보내줍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섰다. 이는 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진행하는 릴레이 1인 시위로, 아쿠아리움에 전시된 벨루가(흰 돌고래) ‘벨라’의 방류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며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시위에 나선 박씨는 “이번주 생일을 맞아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동물권에 관심이 많아 과거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핫핑크돌핀스가 꾸준하고 집요하게 벨루가 방류 이슈에 집중하는 것에 끌렸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박씨는 “‘벨루가 방류를 위해서 제가 어떻게 하면 돼요?’, ‘(벨루가 방류 촉구) 서명은 어디에서 해요?’라고 물어오는 시민들이 참 귀하고 고마웠다”며 “그런 용기들이 모여 벨라를 방류시킬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롯데월드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나와 문구를 읽어주기도 했다”며 “그 작은 호기심들이 정말 소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람들은 박씨가 손에 든 팻말을 흘깃 쳐다보며 지나가거나 한참을 멈춰 서서 문구를 읽어보기도 했다. ‘수고한다’며 박씨에게 음료를 건네는 20대 커플도 있었다. 핫핑크돌핀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지난 시위 후기에 따르면 시위 참여자의 팻말을 본 한 아이가 “왜 아직도 (벨루가 방류) 약속을 안 지켜요?”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0월 문을 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개장 당시 세 마리의 벨루가를 반입해 전시해왔다. 전시 3년 만인 지난 2016년 4월 벨로(당시 5세)가 사망한 데 이어 2019년 10월 벨리(당시 12세)가 숨지면서 벨루가 방류에 대한 동물보호단체의 요구가 잇따랐다. 두 개체 모두 패혈증으로 사망했으며, 야생에서의 벨루가 평균 수명은 30~35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2019년 10월24일 아쿠아리움 측은 세 마리 중 유일하게 남은 개체 벨라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년이 현재까지 벨라가 방류되지 않은 채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17일 아쿠아리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까지 방류적응장으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하루 속히 전시 중단해야”vs”최선의 상태로 방류하기 위해 노력 중”

해양환경단체는 아쿠아리움 측이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방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핫핑크돌핀스 서울지부장인 나영 활동가는 “아쿠아리움 측은 벨루가 방류를 위해 네 차례 정도 회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그보다 더 많은 회의가 있었어야 한다. 보여주기식 회의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방류를 위한 작업 과정이나 진행상황에 대해 일절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영 활동가는 “내일 당장 방류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벨라를 위해 하루 속히 전시를 중단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방류 준비를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사 전문: https://view.asiae.co.kr/article/2021102022034157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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