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밀착취재] 수족관에서 짧은 생 마감한 친구들… 홀로 남은 벨라와 루비, 자유는 언제쯤 올까요

[세계일보 밀착취재] 수족관에서 짧은 생 마감한 친구들… 홀로 남은 벨라와 루비, 자유는 언제쯤 올까요 http://www.segye.com/newsView/20220111519812

2021년 9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열린 릴레이 1인시위에 참여했던 나영씨는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생명체를 잡아다가 좁은 수족관에 가둬놓고 웃으며 구경하는 우월주의적 사고방식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면서 “방류의 전제 조건은 방류되기 전까지 최대한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닷새에 걸쳐 수족관에 홀로 남은 벨라(롯데월드 아쿠아리움)와 루비(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를 관찰했다. 둘은 여전히 전시에 동원되고 있었다. 온종일 수조 유리벽 너머엔 관람객이 북적였다. 음악소리와 ‘까르륵’ 웃음소리, 카메라 셔터음이 끊이지 않았다. 간혹 벨루가가 유리 가까이로 다가올 때면 사람들은 이에 반응해 벽을 두드렸다. 벨루가들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내내 같은 궤도로 맴돌았다. 이들은 쉴 틈 없이 사람들의 시선에 갇혀 있었다.

MARC(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장수진 소장은 “벨루가의 웃고 있는 듯 보이는 인상 때문에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경계 행동조차도 사람들이 ‘고래가 나를 좋아하는구나’로 받아들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류를 목적으로 하는 훈련 과정은 ‘네가 이 생물(인간)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돼’를 인지하도록 트레이닝하는 것인데, 수족관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벨루가를 관람객들에게 종일 노출하는 환경을 지속하는 건 의문을 자아낸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사람을 회피해 숨을 자리가 확보되지 않는 현재의 수족관 환경은 굉장히 폭력적으로 작용한다”면서 “바로 내보낼 수 없더라도, 전시를 중단하는 등 현재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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