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테이프 자국 지우는데 7억?…롯데월드, 재물손괴로 시민단체 고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벨루가 방류를 촉구해온 시민들과 핫핑크돌핀스를 형사고소했는데, 수조에 붙은 3M 스프레이 접착제를 지우는데 7억원이 들었다면서 ‘재물손괴’ 혐의를 내세웠습니다. 어떤 증거를 가지고 롯데 측이 7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건지 궁금하지만, 만약 허튼소리라면 무고죄감입니다. 재벌이 시민을 상대로 7억원 손해 운운하면서 협박을 하는데,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롯데가 벨루가를 바다쉼터로 방류할 때까지 계속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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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가 벨루가 방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가 수조에 현수막을 붙였다는 이유로 “재물손괴”라며 활동가들을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는 “대기업이 자본과 힘으로 입막음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2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롯데월드는 최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대표 A씨 등 활동가 10여명을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은 지난해 12월16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루가 수족관 앞에서 약 1분간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는데, 현수막을 붙일 때 사용한 접착제로 인해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항의 행사 당시 찍힌 영상을 보면 활동가들은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라는 현수막을 붙이고 구호를 외쳤다. 롯데월드 측 보안요원들은 “위법사항이니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즉각 현수막을 떼어냈다. 현수막 가장자리엔 ‘ㅁ자’ 모양으로 테이프 자국이 남았다.

이후 롯데월드는 “수족관 아크릴 외벽에 성분을 알 수 없는 강력 스프레이형 접착체를 도포해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단체가 현수막을 붙이는 데 사용한 접착제와 양면테이프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3M’사의 제품으로 파악됐다. 이 접착제는 물티슈나 다용도 접착제 제거제로도 쉽게 제거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다이소에서도 살 수 있는 접착제를 붙였다고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 측은 “수조에 쓰이는 아크릴은 접착제 분사 부위를 갈아내거나 녹여야 했다”며 “보수 금액으로 7억원을 제조사에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의 화학과 교수는 “접착제를 발랐다고 해서 아크릴이 영구적 손상을 입힌다는 것은 화학적 상식에 어긋난다”며 “접착제에 들어가는 벤젠 유기용매는 양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아크릴이 녹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핫핑크돌핀스 측은 “롯데 측의 형사고소는 벨루가 방류 약속을 저버리고 시민들을 주눅 들게 하는 행위”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고, 벨루가 방류 약속을 이행하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잠재우려는 치졸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롯데월드는 2019년 벨루가를 방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접착제가 영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지, 이것이 재물손괴에 해당하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피겠다”며 “무고에 대한 판단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불법 행위를 한 개인들에 대한 고소이지 동물권 및 해양단체들에 대한 고소는 아니었다”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도 동물 보호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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