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없는 날이 오기를 염원한다” 2023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미야코섬 참가 후기 (1/2)

안녕하세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덤보문어입니다. 지난 11월 미야코 섬에서 열린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캠프참가 후기를 2편에 나눠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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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오키나와 본섬에서 남서쪽으로 290km 떨어진 미야코 섬(宮古島)에서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가 열렸습니다.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는 핫핑크돌핀스 대표활동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가 2014년 제주도에서 처음 개최한 캠프로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중국, 하와이 등 세계 각지의 참가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며 평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캠프입니다.

2014년 여름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시작되어 2015년 오키나와 헤노코, 2016년 대만, 2017년 이시가키 섬, 2018년 제주도, 2019년 대만 진먼 섬을 거쳐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오키나와 미야코 섬에서 7번째 캠프가 열렸습니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 면적의 0.6% 밖에 안되는 섬이지만 일본주둔 미군기지 75%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제도의 여러 섬에 계속해서 자위대 기지가 신설되고 있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캠프에서는 미야코 섬내 군사시설들을 둘러보고, ‘전쟁과 기지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 투쟁해오고 있는 지역주민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캠프 첫날에는 각지에서 모인 50여 명의 참가자들이 서로를 소개하고, 미야코 섬 향토사연구가 나카소네 마사지(仲宗根將二) 선생님을 초대해 <미야코지마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1477년 2월 요나구니섬에서 구조되어 여러 섬을 따라 송화된 조선·제주도인들이 전한 타라미 섬-이라부 섬-미야코 섬의 다양한 문화와 상황이 기록되어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미야코 섬이 어떻게 군사기지화되어가고 있는지에 좀 더 상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나카소네 마사지 선생님은 ❝제국주의 국가로서 전쟁을 일삼았던 근대 일본이 ‘평화헌법’ 덕분에 전후 70 여 년 동안 어느 나라와도 전쟁하지 않고, 그 누구도 죽이거나 죽임 당하는 일이 없는 역사를 지켜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역사는 없었던 것처럼 평화헌법 개악을 시도하고, 미국을 따라 전쟁을 벌일 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라며 전쟁준비에 몰두하는 일본의 상황을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둘째 날 오전엔 미사일 부대가 있는 일본 육상자위대 탄약기지와 레이더기지 일대를 탐방하였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군사기지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되는 각종 환경오염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진 등 자연재해로 자위대 미사일 기지에 매장된 가솔린 창고 8개가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독성물질의 지속적인 침투로 인한 지하수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멜론과 사탕수수 농사를 짓고 있는 평화운동가농부 나카자토 세이한 씨는 ❝정부는 안보를 명분으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전쟁을 중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나라가 협력해서 함께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참가자들은 미사일 기지앞에서 전쟁에 반대하고 비무장 평화를 염원하는 구호를 함께 외치고 평화의 춤을 췄습니다.

이후 섬 주민들이 ‘전쟁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세운 ‘아리랑 비’와 ‘노래비’를 방문했습니다. ‘아리랑 비’는 아시아 태평양전쟁 당시 미야코 섬에 운영되었던 16곳 위안소의 조선인 전시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기억하고자 2008년 9월 미야코지마 주민들과 한국의 연구자, 한·일 시민들이 힘을 합쳐 세운 비라고합니다. ‘아리랑비’ 옆에 세워진 ‘노래비’에는 전쟁의 처참함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보라(保良) 지역에 위치한 사격훈련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주민들은 사격훈련장이 민가에서 불과 200m 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매일 총소리를 들으며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쟁과 기지의 시대’를 종식 시키기 위해 매일 아침 고령의 몸을 이끌고 기지 앞에 서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했습니다. 아리랑 비에 새겨진 마지막 문구가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고 평화가 봄날같이 지구를 보듬을 전쟁 없는 날이 오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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