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非戰)의 맹세” 2023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미야코섬 참가 후기 (2/2)

캠프 셋째 날 오전에는 카오리 씨와 함께하는 ‘미야코 전통 직조 체험’, 아리코 씨와 함께하는 ‘노니 수확 및 바닷가 산책’, 토시도 씨와 함께하는 시모지시마 역사 투어 등 3 그룹으로 나누어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노니 수확 및 바닷가 산책’ 그룹을 선택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아리코 씨와 노니 과수원 대신 미야코지마시 종합박물관과 한센병 기록관을 방문했습니다.

노리 농사를 짓는 아리코 씨는 ❝노니 나무는 한번 심으면 20~30년동안 수확이 가능하다. 그래서 농사를 지으면서 계속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근데 미야코 섬에 계속 군사기지가 지어지니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 같고, 내가 노니 나무를 키우는 이 땅을 전쟁으로 모두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일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 나의 미래는 내가 직접 지킨다는 각오로, 또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평화롭게 살자는 다짐으로 내년에 새 노니 나무를 더 심어볼까 한다.❞고 했습니다. 기지에 둘러싸여 매일같이 행해지는 전쟁훈련을 목도하고 총소리, 전투기 소리를 견뎌야만 하는 미야코 섬 주민들의 일상은 이미 전쟁중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리코 씨의 이야기를 들은후 미야코 섬의 역사와 예술, 문화, 생물, 지질 등이 전시되어 있는 미야코지마시 종합박물관을 관람하고 한센병 역사 자료관인 애락원으로 이동했습니다.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으로 반환되면서 일본의 법제를 따르게 되었고, 당시 한센병 환자들은 종생 격리되어야 했다고 합니다. 한센병 환자들은 세상의 무지와 편견으로 시설에 감금된 채 자유와 존엄성을 빼앗긴 것입니다. 애락원을 둘러보는 동안 일제시대에 지어진 한국 국립소록도병원과 코로나19 기간동안 자행되었던 차별과 폭력들이 떠올랐습니다.

캠프 마지막 날에는 물의 신을 모시는 신당 ‘하리미즈 우타키(漲水御嶽)’에 방문해 네마 다다히코(根間忠彦さ) 씨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도보로 카마마령공원까지 1시간 가량의 평화행진을 하고, 오모 가야코 목사의 카마마령공원 「헌법 9조의 비석」 이야기를 듣고, 「사랑과 평화의 비석」 앞에서 대만의 파이완족과 미야코 섬민의 역사와 화해의 길을 되돌아보며 3박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비전(非戰)의 맹세
일본헌법 제 9조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초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바라고 추구하며,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국권이 발동되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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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프를 통해 비무장 평화를 위해서는 특정 국가의 국민 대 국민이 아닌 지구공동체 구성원 한명 한명으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우정과 사랑이 결국 서로에 대한 증오와 두려움을 녹이고 전쟁을 막아낼 것입니다. 2023평화의 바다 국제캠프에 함께한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반가웠어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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