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헤노코 연대활동

안녕하세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돌고래입니다. 지난 11월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직후 다녀온 해노코 연대활동 소식을 전합니다.

헤노코(邊野古)는 오키나와현 북부 나고시에 위치해 있는 바닷가 마을입니다. 노후된 후텐마(普天間) 미공군기지 이전을 핑계로 새로운 활주로를 만들어 슈와브 기지를 확장시키려는 공사가 수년째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고령의 활동가들은 신기지 건설장 앞에서 기지 건설 반대 행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와 제주의 동료 활동가들도 11/14(화), 11/15(수) 양일간 기지 건설 반대 행동에 참여해 연대 발언과 구호를 외쳤습니다. 일본 본토에서 온 한 연대자분은 핫핑크돌핀스 깃발에 새겨진 ‘비전非戰’ 문구를 보고 ‘전쟁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반전(反戰)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전쟁도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가 굉장히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준다며 반기셨습니다.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고착하고 강제 이동시키는 경찰, 경비 업체의 비호를 받으며 공사장을 드나드는 덤프트럭의 모습을 마주하니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공사차량을 가로막던 시간들이, 구럼비 바위에 자행되었던 생태학살의 장면들이 다시 생생히 떠올랐습니다. 최근 방위성이 신청한 헤노코 신기지 건설을 위한 지반 보강 공사 설계 변경을 오키나와현이 승인하지 않고 보류하자, 사이토 데쓰오 일본 국토교통상이 오키나와현 대신 승인을 ‘대집행’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다마키 데니(玉城 デニー) 오키나와 현지사는 “국가 권력이 지사의 권한을 빼앗았다”며 “이는 민의를 짓밟고 지방자치를 업신여기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대집행을 멈출 수 있는 방안이 없어 다음달 중순 연약지반층이 있는 오우라(大浦)만에 지반 강화 공사를 명분으로 또 다시 대규모 생태학살이 자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주 강정마을에 지어진 해군기지도, 오키나와 헤노코의 미군기지 확장도 모두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외면한 채 또 그곳에 살고 있는 존재들의 생존권을 짓밟은 채 군과 자본, 권력에 의해 강행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말아야 합니다!

신기지 건설을 위해 대규모 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헤노코 앞바다는 일본 천연기념물인 듀공의 서식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전 연대 행동을 마치고 듀공시민조사단 멤버인 리츠코 씨를 만나 교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듀공시민조사단은 5월에서 10월 사이에 월 2-3회 정도 해수온이 높을 때 스노클링 방식을 통해 듀공이 먹이로 삼는 해초(잘피류)와 듀공의 먹이 흔적을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키나와 바다에 서식하는 듀공 3명 중 시민조사단이 모니터링하던 동해안 북부를 서식지로 삼았던 듀공A는 헤노코 해역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자취를 감췄고, 서해안 북부를 서식지로 삼았던 듀공B는 2019년 봄 죽은 채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듀공A의 아기로 추정되는 듀공C는 여전히 오키나와 주변 해역에 서식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7월, 바다에서 놀던 관광객이 발견한 배설물을 오키나와현 연구소에 맡긴 결과 듀공의 배설물임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2023년에도 듀공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을 발견해 현재 오키나와현 연구소에 의뢰해둔 상태라고 합니다.

이번 헤노코 방문에서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2015년부터 ‘무국경 바다의 친구들’활동을 통해 교류해 오던 북방 한계선의 듀공을 지켜보는 모임(北限のジュゴンを見守る会)의 스즈키 씨도 SNS를 통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의 활동 현장을 방문한 것은 2016년 겨울이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박근혜 탄핵의 폭풍 속에서,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100만 시민 시위의 물결, 그리고 제주의 거센 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여러분들의 활동이었습니다. 듀공 보호 활동 틈틈이 동료들과 따뜻해지면 꽃이 피는 아름다운 봄의 제주도를 다시 방문하고 싶었지만 헤노코 기지 건설이 진행되고 오키나와의 듀공의 불행이 계속되어 아쉽게도 재방문은 하지 못했습니다. (중략) 오키나와 섬 주변 해역의 먹이터를 회유하는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들이 각자의 활동을 네트워크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정의 좁은 시야를 넘어선 시민의 연결과 주공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현민의 마음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아마미와 야에야마에서 확인된 듀공들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또 오키나와 듀공들이 절멸되지않고 기적처럼 부활하길 희망합니다. 지금 세계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국가를 초월한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아시아의 해양 포유류를 보호하고,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며 생물다양성을 지켜갑시다!”

핫핑크돌핀스는 앞으로도 지구공동체 구성원들의 공존과 비무장 평화를 위해 국경을 초월한, 종을 초월한 다양한 연대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긴시간 묵묵히 투쟁을 이어오고 계신 모든 헤노코 활동가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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