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타투증이라는 피부질환에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핫핑크돌핀스는 피부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저희가 촬영한 제주 남방큰돌고래 가운데 피부질환이 의심되는 개체가 있어서 그 사진을 제주대학교 김병엽 교수님을 통해 서울대학교 수의학과에 문의했더니 “타투증으로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돌고래 타투증(tattoo skin disease, TSD)은 폭스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피부질환으로 미대륙, 유럽, 오세아니아 돌고래 감금 시설의 436마리 큰돌고래에서 돌고래 타투증이 발생했습니다. 관련 논문에서는 수족관 돌고래들에서 타투증이 발생한 원인으로 감금 스트레스, 밀집사육, 수조에 사용된 화학물질, 영양학적 불균형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수족관 감금 돌고래와 야생 돌고래 모두에서 타투병이 확인되며, 개체군 전체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왜냐하면 개체의 건강상태 등에 따라 피부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고, 치유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타투증은 수개월 이후 자연치유되기도 하는데, 몇 년간 피부질환이 지속되기도 하며 질환의 범위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돌고래 타투증은 야생 돌고래에서도 발견되지만 흔한 사례는 아닙니다. 뉴질랜드의 헥터돌고래, 페루에서 발견된 버마이스터돌고래 등입니다. 야생 큰돌고래 개체군에서 타투증이 발견되는 확률은 보통 4~5% 정도이지만, 포르투갈의 사두강 하구 지역의 큰돌고래 개체군 21.9%에서 타투증이 발견된 것으로 보면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두강 하구 큰돌고래 개체군은 이 지역의 토착종인데, 사두강 하구는 산업시설과 광산의 하수가 그대로 강으로 흘러들면서 하구 일대가 중금속으로 오염되었습니다. 사두강 하구 큰돌고래들이 타투증에 걸린 것은 인간의 활동으로 연안이 오염되면서 그 지역의 돌고래들에게 피부질환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에서 나타난 피부질환이 만약 타투증이 맞다면 제주 해양생태계의 오염도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군에 대한 관찰을 지속하면서 필요하다면 관련 전문가들과 논의를 지속하려고 합니다.

*관련 논문 Tattoo skin disease as an indicator of health and environment quality in captive dolphins

*관련 글 피부질환을 앓는 남방큰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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