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서식처에 지어지는 해상풍력단지, 정말 친환경인가요?

상괭이 두 마리가 길바닥에 죽어 있는 이 사진은 핫핑크돌핀스 회원이 지난 3월 17일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에서 촬영한 상괭이 모습입니다. 죽은 상괭이 두 마리가 길가에 방치돼 있습니다. 충남 보령과 태안 앞바다는 토종 돌고래 상괭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정부는 이곳 해상에 무려 20조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4GW 해상풍력단지를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4기가와트의 해상풍력단지라면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5.56MW 풍력발전기 720기가 들어서게 됩니다.

올해초 문재인 정부는 전남 신안에 4조5천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8.2GW 해상풍력단지를 짓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남 신안군 앞바다 일대에 무려 1천4백 여기의 해상풍력발전기가 돌아가게 되는 셈입니다.

이미 전라북도 부안과 고창 일대에 서남해해상풍력 실증단지가 준공되었고, 인천 역시 덕적도와 굴업도 인근 해상에 1기가와트의 해상풍력을 짓겠다고 뛰어든 상황입니다. 부산도 해운대와 기장 앞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짓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울산이 추진하는 부유식을 제외하면 이들 모두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고정식 해상풍력입니다.

지금 바다가 있는 지자체라면 철새의 이동통로나 해양보호생물의 중요 서식처 그리고 해양생태계의 입지조건 등 기본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분별하게 해상풍력발전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계획대로라면 한반도 서남해안과 동남해안가 일대가 모두 해상풍력발전단지로 촘촘히 채워지게 됩니다. 정부에서는 글로벌 최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짓겠다면서 자화자찬이 대단합니다. 지지대 높이가 1백미터가 넘고 날개 지름 역시 2백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바람개비들이 바야흐로 온 바다를 점령할 태세입니다.

며칠 전 제주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에 더해 각종 규제를 해제하고 인허가 처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원스톱샵을 도입해 대규모 해상풍력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풍력사업으로 인해 주민간의 갈등과 생태계 피해지역이 늘어나도 주민수용성과 환경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결국 발전사업자와 건설사 등 대기업의 이익추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특혜를 베풀겠다는 국무총리의 솔직한 선언입니다. 주민들 간의 갈등과 환경파괴 우려보다 실적과 성과를 내세워 기업 지원을 우선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으로 포장한 기업친화적’ 에너지 정책입니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기업들에게 온갖 특혜를 베풀며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을 한반도 전역에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지역 주민들의 기본권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단기적인 개발사업이 장기적으로 해양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무시해 환경파괴로 흐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인가요? 이것이 정말 에너지 민주주의일까요? 이것이 진짜 공익적 가치에 부합하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 맞습니까? 문재인 정부에서 막무가내 방식으로 추진하는 ‘에너지 4대강 사업’ 추진이 앞으로 어떤 혼란과 충돌 그리고 죽임을 불러오게 될까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