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해상액션] 보호종 돌고래 괴롭히는 선박관광 중단하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 일대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과 “돌고래 괴롭히는 선박관광 중단”을 촉구하는 해상액션을 벌였습니다. 

이날 대정읍 일대에서는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제돌이’를 비롯해 약 50마리 이상의 남방큰돌고래들이 목격되었는데,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은 카약에 나눠타고 바다에 나가 이들 보호종 야생 돌고래들을 따라다니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관광선박 주변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우리들의 절박한 요구를 표현했습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 준위협종(NT)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한반도 해역에서는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서만 발견되고 있으나 개체수가 약 120~130 마리 정도로 매우 적어 한국 정부는 2012년부터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돌고래들에 대한 추가적인 보호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 제주 연안의 급격한 난개발에 따른 돌고래 서식처의 감소, 해양쓰레기와 폐어구의 엄청난 증가, 처리되지 못한 생활하수와 농축산폐수, 육상 양식장 배출수 등 점오염원의 지속적인 제주 연안 유입, 그리고 최근 증가한 돌고래 관광선박들의 근접 접근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보호종 지정 10년이 되는 현재에도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전체 개체수는 2007년 이후에도 지금까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우 적은 개체수의 남방큰돌고래들은 현재 제주 연안 곳곳에서 죽은 사체 발견, 폐어구에 의한 꼬리 및 등지느러미 손상, 선박충돌로 인한 부상, 구강암으로 보이는 질병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어 보다 강력한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로 나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제주로 몰리면서 신규 돌고래 선박관광 업체가 생겨나고, 기존 선박관광 업체들이 추가로 선박을 도입하는 등 돌고래 관광선박은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업체들이 늘어나고 관광선박 운항 횟수가 증가하면서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보호종 남방큰돌고래 반경 50미터 이내 선박 접근 금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더욱 늘어났습니다. 선박 접근 금지 규정이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배들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정부가 아무런 행정적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근본적 한계도 여러 차례 지적되었습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제주 지역 돌고래 선박관광 업체들과 지난 7월 7일과 8월 5일 두 차례의 간담회를 개최하여 돌고래 50미터 이내 선박 접근 금지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킬 것을 약속했으나 간담회 이후에도 업체들이 접근 금지 규정을 어기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8월 10일, 8월 31일 선박관광 업체들이 규정을 어기고 돌고래 50미터 이내로 선박을 접근시켜 졸졸졸 따라다니며 돌고래들을 괴롭히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너무 가까이 보호종 야생 돌고래들에게 따라붙는 선박관광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고, 지난 7월 9일 발표한 성명서 “돌고래 보호는 뒷전, 선박관광업체 비호하는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정은 정신 차려라”에서 규정 위반 신고 핫라인 설치, 규정 위반을 독립적으로 감시하고 보고할 수 있는 감독자 승선, 승선 전 관람객들에 대한 해양생태교육 실시, 규정 위반 시 업체에 영업정지 명령, 규정 위반 반복되는 선박관광 업체 퇴출 나아가 대정읍 일대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성명서 읽기)

핫핑크돌핀스의 대안 제시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시민단체와 전문 돌고래 연구자들도 참가한 8월 5일 선박관광업체들과의 2차 간담회에서 ‘국민감시단’ 운영 등의 대책을 내놓았으나 아직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지난 8월 29일 대정읍 신도리 해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사체가 발견되는 등 제주 연안에서 돌고래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돌고래들을 지속적으로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선박관광은 장기적으로 제주 바다에서 보호종 돌고래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됩니다. 

선박관광 업체들은 자신들이 돌고래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규제받지 않는 선박관광과 그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남방큰돌고래들이 제주 바다에서 사라졌을 때 선박관광 업체들은 어떤 책임을 질까요? 그리고 이같은 선박관광 업체들의 지속적인 규정 위반 영업행위 때문에 해양보호생물이 서식처에서 살지 못하게 되었을 때 감독을 맡은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등 정부기관은 업체에게 무슨 책임을 물을까요? 

기후위기로 인해 제주 바다와 한반도 해역이 큰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얼마 남지 않는 남방큰돌고래들이 바다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보호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핫핑크돌핀스는 바다에 나가 조그만 카약에 맨몸을 의지한 채 거칠게 외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돌고래들 괴롭히는 선박관광 중단하라”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하라” 

우리는 해양생태감수성을 복원하고 돌고래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바다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2021년 9월 13일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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