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복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의 바다 이송부터 야생적응 훈련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참여하고 있는데요.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복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방류 및 야생복귀가 성공하려면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합류하느냐가 열쇠가 된다. 수족관 돌고래 방류의 목적은 결국 야생 무리와 합류시켜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류의 시작과 끝은 모두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합류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고, 그에 맞춰져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 금등, 대포 방류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주 남방큰돌고래 야생 무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비봉이가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합류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2017년 금등, 대포 방류시 문제점은 다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돌고래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스케쥴을 짰던 것
-당연히 방류가 성공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
-바다 적응훈련 가두리와 방류 위치 선정 실패 (2015년을 안이하게 답습하여 2017년에도 함덕항 가두리라는 같은 곳을 선정했으나 이미 2017년이 되면 남방큰돌고래 야생 무리는 함덕항 근처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았음)
-바다 적응 기간이 너무 짧았음
-GPS 장치를 부착하지 않아 방류후 추적 실패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복귀를 위해 필요한 일곱 가지 사항을 핫핑크돌핀스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야생 남방큰돌고래들이 자주 목격되는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중 적당한 곳에 비봉이를 위한 야생적응 가두리를 설치할 것

2. 방류 날짜를 미리 특정하지 말고 야생 바다 환경에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가질 것

3. 방류 전 비봉이가 야생 무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긴밀히 확인할 것

4.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도록 선박 등의 접근을 금지시키고, 야생적응 훈련과 방류를 모두 비공개로 진행할 것

5. 비봉이의 활어사냥 능력이 충분하고, 건강이 양호하며, 가두리 바깥의 야생무리와의 동조행동을 자주 보이는 등 충분히 무리와 합류해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방류할 것

6. 위치추적을 위한 GPS 식별장치를 부착하고 방류후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긴밀히 모니터링 할 것

7. 제주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과도한 선박관광을 금지시키며,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할 것

우리가 할 일은 비봉이가 야생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최대한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돕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비봉이가 야생 무리와 합류할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고, 야생 본능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우리가 비봉이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동안의 제주 남방큰돌고래 관찰을 통해 근접 선박관광이 돌고래 무리의 행동에 교란을 유발하는 것을 우리는 여러 차례 확인해왔다. 근접 선박관광은 돌고래 무리의 자연스런 이동을 가로막거나 회피 행동을 유발한다. 최근 선박 스크류에 의해 등지느러미가 뭉텅 잘려나가거나 큰 상처를 입은 남방큰돌고래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비봉이가 무리와 합류해 제주 연안에서 살아가게 되더라도 선박의 근접 운항은 비봉이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핫핑크돌핀스는 선박관광 금지,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생태법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남방큰돌고래들이 안심하고 바다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보호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돌고래 불법포획에 대한 반성과 다시는 과거의 잘못된 행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 그리고 좁은 수조에서 고통받아온 비봉이가 넓은 바다에서 무리와 함께 뛰어놀길 바라는 희망으로 비봉이 야생적응이라는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 돌고래 보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금이야말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우리 해양생태계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지, 왜 우리가 기후위기의 시대에 고래들과 바다에서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지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방류성공을 통해 획기적으로 증진된 우리 사회의 동물권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복귀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여 결국 생태법인 제도의 도입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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