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기고]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한복판에 추진되는 대정해상풍력

작년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의원이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멸종위기 돌고래 서식지에 해상풍력발전 추진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만 발견되며 개체수가 겨우 100여 마리 정도 남아 있는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한복판에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문도경 대정해상풍력발전 추진위원장이 제주의소리 기고문에서 동일리는 돌고래 출몰지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일리는 돌고래 출몰지역에서 1.7km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동일리는 돌고래 출몰지역이 맞고, 이곳은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에 포함된다. 돌고래들은 동일리-일과리-영락리-무릉리-신도리로 이어지는 대정읍 연안에서 자주 발견된다.

첨부한 사진을 보면 동일1리 앞바다 기상탑 인근에서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는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일부 주민들은 동일리에서는 돌고래들이 출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동일리 앞바다에서는 연안에서 약 3백~5백미터 정도 떨어져서 돌고래들이 이동하기 때문에 육상관찰이 쉽지 않고, 이에 따라 동일리 앞바다에는 돌고래들이 없다고 여기게 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인근 마을에서 돌고래들이 연안에 1백미터 이내로 매우 가까이 붙어서 유영하는 모습이 자주 발견되는 데 비해 동일리에서는 육상관찰 시 돌고래들이 상대적으로 약간 멀리 지나가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사업자와 문도경 추진위원장은 대정해상풍력이 완공돼도 돌고래들에게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그 증거로 한경면 탐라해상풍력 인근으로 돌고래들이 지나가는 동영상을 근거로 댄다. 그런데 돌고래들이 탐라해상풍력단지 인근에 20~30분 이상 머무르며 먹이활동을 해야 돌고래들이 그곳에 서식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동영상은 단지 돌고래들이 풍력단지 인근을 지나가는 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제주 바다의 터줏대감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남방큰돌고래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제주 전 해상을 지나간다. 그러므로 지나가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만으로는 그곳이 돌고래들의 서식처라거나 그곳에 돌고래들이 자주 온다는 것을 증명할 수가 없다.

돌고래들은 한경 바다에 머물지 못하고 멀리 지나가는 모습만이 우연히 관찰될 뿐이다. 해상풍력이 정말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게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면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가 지어진 인근 바다에 돌고래들이 1년 가운데 몇 번이나 발견되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데이터를 제시하면 된다.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출현빈도가 나오면 논란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돌고래가 지나가는 모습을 우연히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인지, 아니면 매일 돌고래가 오는 것인지 사업자 측에서 공신력 있는 연구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발표하면 누구나 한경면 탐라해상풍력 일대가 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여러 차례 한경면 탐라해상풍력 일대를 답사했으나 안타깝게도 그곳에서 돌고래들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해상풍력이 가동된 이후 돌고래들이 살지 못하게 된 것이 분명한데도, 이를 왜곡하면서 사업자는 마치 해상풍력공사가 완공된 후 마치 돌고래들이 돌아와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데, 이는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 보전이 중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돌고래만 중요하고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제주 바다에서 오랫동안 공존해온 해녀와 돌고래가 이 바다를 공유하며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 제주도정의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하였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핫핑크돌핀스는 해녀와 돌고래 사이에 거리를 두게 하는 ‘음파발신장치’의 도입을 제주도정에 최초로 건의하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그 결과 이제 조만간 무릉어촌계 해녀분들이 물질을 할 때 시범적으로 이 장치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 장치를 통해 해녀와 돌고래가 바다에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공존이 가능한지 면밀히 살펴보고,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더 많은 어촌계에 이 장치의 보급을 통해 서로를 해치거나 침범하지 않고 바다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 하나 문도경 추진위원장은 기고문에서 “돌고래의 잦은 출몰로 인해 어선주들은 급격한 어획량 감소 등 정상적인 조업활동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적었는데, 제주 바다 어획량 감소의 원인을 돌고래에게 돌리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인 주장이다. 문제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짚어야 정확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어획량 감소의 원인을 돌고래 탓으로 돌린다면, 바다에 돌고래들이 없어졌을 때 과연 어획량이 증가하게 될까?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보면 매월 제주 지역 어업 동향 자료가 공개된다. 이 자료에 보면 제주 지역 연근해에서 고등어, 방어, 멸치, 삼치, 옥돔, 참조기 등 매월 잡히는 물고기 생산량이 약 6천톤~7천톤인데, 이 중에서 돌고래가 먹는 양이 매월 몇 톤이나 될까? 전체 제주 남방큰돌고래 개체 수를 100~120마리로 보고, 이 중에서 모유를 먹는 어린 돌고래들을 제외하면 돌고래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물고기 양이 많으면 약 10kg 정도로 쳤을 때, 한 달이면 전체 돌고래가 먹는 물고기 양이 약 30톤 정도가 된다. 매월 제주 바다에서 인간이 잡는 물고기가 6천톤인데 돌고래가 먹는 물고기가 30톤이면 0.5%를 먹는 것인데, 1%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어획량이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주장이 과연 얼마나 상식적일까?

다른 모든 해역과 마찬가지로 제주 바다에서 어획량이 감소한다면 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의 급격한 상승과 아열대화에 따른 어종 변화 그리고 더욱 심각해지는 갯녹음 현상에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수처리장과 육상양식장의 배출수 및 연안 난개발에 의한 오염물질이 연안 어장을 황폐화시키고 있어서 어획량이 감소하기 때문이지 결코 돌고래들이 물고기를 모두 잡아먹어 버려서가 아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대정 앞바다를 일대를 해상풍력발전단지 대신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어업활동이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는 조치로 어촌계 전체의 존폐마저 위협”하는 정책일까?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양보호구역 지정 시 예산 지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 서비스 관리’ ‘주민일자리 창출’ ‘생태관광’ ‘해양쓰레기 처리’ ‘주민복리증진 등 주민지원’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참고(https://www.meis.go.kr/mes/marineSanctuary/view1.do).

세계자연기금(WWF)는 보고서를 통해 해양보호구역 내의 종 다양성, 어류의 크기 및 생물자원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해양보호구역의 풍요로움은 인접 지역으로도 영향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와 같은 이유에서 제주 바다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주민에게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며, 풍성한 해양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어민들의 어업활동을 제한해 어촌계의 존폐마저 위협한다는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연 무엇이 장기적으로 제주의 해양생태계를 살려서 지역 주민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책인지 판단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법은 간단하다. 최근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단지 도거뱅크 해상풍력이 영국에 설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곳은 가장 가까운 영국 해안에서 무려 125km나 떨어져 있어서 인간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안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자는 “지역 주민과 주변 환경영향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식 문서를 통해 약속하였는데, 지금처럼 해안선에서 겨우 1km 남짓 띄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제주 연안에서 10km 이상 이격한다면 돌고래 서식처 파괴, 어장 침탈, 선박 운행 방해, 경관침해 등의 논란은 줄어들 것이다.

서남해해상풍력이 전북 격포항에서 직선거리로 약 18km 떨어져 있고,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도 울산항에서 약 50km 떨어진 구역에 추진 중이다. 대정해상풍력도 바로 연안 코앞에 지어서 소음, 전자파, 자기장, 진동 등의 우려로 주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침해할 이유가 없다. 제주도의 경우 해안가에서 10km 이상 떨어지면 수심이 깊어지고 공사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사업자 측에서 주장하는데, 경제성을 위해 천혜의 제주 연안을 파괴해도 좋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건설사업비 역시 앞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발전단지 수심은 깊어지고, 건설비는 줄어드는 추세여서 독일의 경우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해상풍력 건설 단가가 65% 감소했다. 한국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 코앞에 해상풍력발전단지들로 도배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침해하지 않고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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