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BS뉴스]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 부여될까

[JIBS뉴스]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 부여될까 (제주 / 2022.04.07)

(앵커) 법률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뜻을 지닌 ‘법인’이라는 단어 흔히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라져가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을 부여해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자) 푸른 제주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레 떼들.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입니다.

한때 1,000마리 넘게 발견되기도 했지만 현재 남아있는 개체는 120여 마리에 불과합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지만 터전인 제주에서조차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엔 구강암에 걸린 ‘턱이’가 발견됐고, 폐어구나 폐그물에 걸려 다치는 개체도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을 부여해 보호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생태법인이란 사람 외에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동식물이나 자연환경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돕니다. 생태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라는 발상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지난 2017년 뉴질랜드 의회에서는 마오리족의 터전인 ‘환가누이강’에 법인을 부여해 보호하는 법률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생태법인 제도를 제주특별법에 도입해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겁니다.

박규환/영산대학교 법학과 교수 “(제주특별법 상) 조례를 만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요. 실제로 우리나라 사례를 보면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조례 때문에 국회에서 입법이 됐던 경우도 많습니다.”

남방큰돌고래에 생태법인이 부여되면 곶자왈과 지하수 등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생소한 개념인 만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건 해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진희종/생태법인 연구자 “남방큰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있다는 절박감, 생태법인이라는 걸 제주도가 도입했을 때 가치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도민 공감대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개발과 생태계 파괴로 위협을 받고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이번 논의를 거쳐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JIBS 김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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