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 밀착카메라] 다치고 소음 시달리고…’요트 투어’에 고통받는 남방큰돌고래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나가서 돌고래를 보는 관광상품이 인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돌고래 보고 싶다는 마음이 120마리뿐인 멸종위기종 돌고래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대정읍 바닷가에선 이렇게 돌고래 무리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돌고래를 보기 위해 오는 관광용 배들이 많아서 돌고래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수십 마리의 돌고래들이 물살을 가릅니다. 남방큰돌고래입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제주 앞바다에 백 20마리 밖에 없습니다. 관광용 배가 점점 돌고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아예 돌고래 쪽으로 뱃머리를 돌립니다.

[{돌고래 방향으로 전진하네 배가. 어어어. 치겠다.} 저거 진짜 따라가는.]

돌고래를 지켜보던 관광객 조차 놀랍니다.

[오미숙/전북 전주시 효성동 : (배가 저렇게 오면) 안 좋죠. 다칠 수도 있고 그 소음 때문에 돌고래들이 놀랄 것 같아요.]

돌고래 관광업체는 3년 전부터 크게 늘었습니다. 제주 서귀포 대정읍에만 5곳이나 됩니다. 어업용 배를 불법으로 개조해 쓰기까지 합니다. 업체들은 돌고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며 생태관광체험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해양생태계법에 따르면 돌고래에게 50m 이내로 가까이 가선 안됩니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업체들은 파도에 떠밀려 돌고래에 가까이 갔다고 둘러댑니다.

[돌고래 관광업체 관계자 : 저희가 이제 아까도 중립 상태에 있어도 한 150m는 그냥 흘러가 버려요.]

배 4척이 한꺼번에 돌고래를 에워쌉니다. 3척 이상의 배가 한번에 가까이 가면 안된다는 법을 어긴 겁니다. 돌고래들은 소리로 소통하면서 이동하는데, 방해를 받습니다.

[조약골/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 프로펠러에서 엔진 소음이 납니다. 그러면 물속에 어떤 소리 커튼이 만들어지는 거죠. 돌고래 입장에선 이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거예요.]

소음이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입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배와 부딪혀 다치기도 합니다. 취재진의 카메라에도 지느러미에 큰 상처가 생긴 돌고래가 잡혔습니다. 배의 스크류에 지느러미가 감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수진/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대표 : 돌고래가 뒤로 헤엄칠 수 있는 동물이 아니거든요.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어서… 조금 깊게 들어가면 머리나 몸통이 찍혀서 사망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이 넓은 바다에서조차 남방큰돌고래는 관광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돌고래와 더 오래 함께하는 길은 돌고래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걸 겁니다.

[JTBC 뉴스룸 / 밀착카메라] 다치고 소음 시달리고…’요트 투어’에 고통받는 남방큰돌고래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6891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