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등아~ 대포야~ 조련사의 휘슬 소리 없는 곳에서, 관람객들의 함성 없는 곳에서 조용히 편히 쉬렴

제주돔베막국수 식당에 비치된 모금함에 하얀 봉투 하나가 있었는데요. 그 봉투안에는 5만원권 두장과 함께 ‘금등이’라는 제목의 자작시가 들어있었어요.?

각각 1997년, 1998년에 불법포획되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돌고래 쇼장에서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팔려갔던 금등이와 대포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2013년 제돌이 방류때 함께하지 못하고 2017년이 되어서야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2017년 7월 야생적응 훈련을 마치고 완전 방류 된 두 돌고래는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관찰되지 않고 있어요. 금등이, 대포의 고통에 공감하고 기억해주시는 분이 계심에 감사해요??

금등아~ 대포야~ 어디에 있든 조련사의 휘슬 소리 없는 곳에서, 관람객들의 함성 없는 곳에서 조용히 편히 쉬렴..??

금등이

사람나이로 환갑 쯤
나는 스물 여섯 살 남방큰돌고래
다섯 살에 그물에 걸렸고
20년 동안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죽은 물고기를 먹을 수 있기까지 2주가 걸렸다.
모터로 흐르는 물속에서 잠드는 일은 내내 힘들었다.
아플때면 지극히 나를 돌보던 친절이 감사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가 신이 날때도 있었다.
하지만 석양의 시간이 올때마다 나는 후회했다.
무리와 떨어졌던 철 없던 호기심을
고요가 오면 나는 기도했다.
다시 누군가 실종된 나를 찾아주기를

2017년 제주 함덕에 방류 되었고
나를 보았다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이었다면 50년만에
나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바다에서 나는 아직
깊은 잠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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