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쉼터 만들어 39마리 돌고래에게 자유를”

바다쉼터 만들어 39마리 돌고래에게 자유를”

동물보호·해양환경단체들, ‘돌고래 바다쉼터 시민추진위원회’ 발족
시민들과 함께 정부에 건립 촉구…충남 가로림만 등 후보지도 제안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7-07-05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권단체 케어, 동물자유연대,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이정미 정의당 의원,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는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7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News1

최근 돌고래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동물보호단체 및 해양환경단체들이 ‘돌고래 바다쉼터’ 건설을 위한 시민행동을 선언했다.

핫핑크돌핀스, 카라, 케어, 동물자유연대,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이정미 정의당 의원,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는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는 이날 출범선언문을 통해 “돌고래는 드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 하는 존재”라며 “바다로 돌아가기 어려운 돌고래를 위해서 ‘돌고래 바다쉼터’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고,모든 돌고래의 전시·공연·체험 및 수입을 금지하도록 하는 시민행동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서명운동, 건립기금 모금, 토론회 개최, 참여단체 확대 등을 통해 돌고래 바다쉼터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부에 건립을 촉구할 계획이다.

바다쉼터는 야생으로 직접 방류가 어려운 돌고래들이 좁은 수조에서 벗어나 야생의 환경과 유사한 바다에서 생활하도록 조성하는 보호구역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바다쉼터가 조성된 곳이 있고,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도 많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동물보호·해양환경단체 관계자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News1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는 이날 바다쉼터 조성의 국내 후보지들도 제안했다.

국내 최초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충남 가로림만’을 비롯해 전남 완도 도암만, 전남 함평만과 득량만, 동해안 석호 화진포와 송지호 등이다.

우리나라는 반도로 만과 섬이 많아 이런 자연 지형을 적절히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짧은 기간에 바다쉼터를 만들 수 있다고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는 설명했다.

바다쉼터 건립 및 운영을 위한 소요 예산은 해외 사례를 고려해 볼 때 대략 10억원 미만의 건립비용과 연간 3억원의 운영비용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현재 국내에는 총 39마리의 고래류가 수족관에서 연구·교육용이라는 이름으로 사육되며 전시와 쇼에 동원되고 있다.

돌고래를 사육하고 있는 시설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큰돌고래 5마리) △제주 퍼시픽랜드(제주 남방큰돌고래 1마리·큰돌고래 2마리·혼종 2마리) △제주 마린파크(큰돌고래 4마리)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큰돌고래 6마리)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벨루가 3마리) △거제 씨월드(큰돌고래 10마리·벨루가 4마리)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벨루가 2마리) 등 7곳이다.

이들 돌고래 가운데 상당수는 야생 방류가 어려워 바다쉼터의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서울대공원에서 제주 퍼시픽랜드로 옮겨진 큰돌고래 ‘태지'(17세·수컷)의 경우 일본 다이지 앞바다에서 포획돼 원서식처에 방류가 불가능하고, 국내 해역은 서식환경이 맞지 않아 생존 가능성이 낮다.

또한 방류시 재포획 위험도 있어 바다쉼터를 만들어 그곳으로 옮기는 게 가장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News1

돌고래 바다쉼터가 조성되면 국가차원의 해양동물 보호센터로도 활용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해양동물 보호센터는 없다. 때문에 그동안 해양생물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 구조, 치료 및 재방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국내에서는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를 포함해 매년 2000마리 가까운 고래류가 혼획, 좌초 등으로 죽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그동안 제돌이를 비롯한 7마리의 돌고래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데 노력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며 “오늘 발족식을 계기로 돌고래가 좁은 수족관이 아닌 넓은 바다에서 생활하는 게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를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돌고래쇼와 전시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해외에서는 이미 북미,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정부기관과 시민단체, 전문가, 기업이 협력해 고래류 바다쉼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어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에 있던 태지를 제주 퍼시픽랜드에 임시 위탁보관중인데 돌고래 감옥과도 같은 사육시설에 둘 것이 아니라 바다쉼터를 만들어 그곳으로 옮겨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이를 위해 서울시와 해양수산부, 환경부가 긴밀히 협력하고, 각계 전문가들과 정부 기관,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돌고래 바다쉼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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