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20만원에 벨루가 등 타고 서핑’…거제씨월드 동물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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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체험행사에 누리꾼들 비판 일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폐지 요청’ 게시글까지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가 돌고래를 타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가 돌고래를 타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가 고래를 서프보드처럼 타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최근 거제씨월드는 한 어린이가 흰고래(벨루가)를 타고 물놀이를 하는 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거제씨월드는 이 프로그램을 ‘VIP 라이드 체험’이라고 소개하면서 ‘벨루가와 함께 물살을 가르며 수영해봐요’라는 글과 함께 ‘#이게 꿈이야 현실이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체험을 홍보했다.

경남 거제 ‘거제씨월드’가 운영 중인 돌고래체험 프로그램.
경남 거제 ‘거제씨월드’가 운영 중인 돌고래체험 프로그램.

영상이 공개되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에는 ‘희귀보호종을 돈벌이로 학대하고 있다’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는 못할망정 사람을 태우게 하나’ 등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해당 게시물이 삭제된 19일 현재까지도 거제씨월드의 SNS에는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거제씨월드 쪽은 부정적 여론을 인식하고 인스타그램의 댓글 기능을 중단한 상태다.

거제씨월드 누리집에 따르면, VIP 라이드 체험은 회당 70분으로 운영되며 20만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었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차례로 고래의 등에 타고 수영장을 돌며 사진을 찍는 형식이다. 거제씨월드는 ‘돌고래와 벨루가를 모두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체험’ ‘국내에서는 오직 거제씨월드에서만 가능한 체험 프로그램’ 등의 문구로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었다.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이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호주에서 동물보호여행단체(AFTO·Animal Free Travel Organisation)를 운영 중인 청원인 구연성씨는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멸종위기 흰고래 벨루가를 서핑보드처럼 타고 노는 행위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게시했다. 구씨는 “아이를 포함한 전 가족, 커다란 성인 남성까지 작은 돌고래를 타고 수영장을 도는 것은 명백한 학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시설이 돈을 벌기 위해 돌고래를 쉬지도 못하게 야간 연장 체험을 시키는 등 고래들을 혹사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거제씨월드는 2017년 2년 새 돌고래 6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드러나 ‘죽음의 수족관’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2014년 4월에 개장한 이 시설에서는 2015년 2마리, 2016년 3마리, 2017년 1마리 등 총 6마리의 돌고래가 죽었다. 당시 돌고래 동물복지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거제씨월드의 흰고래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 행동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기사☞돌고래 왔다 하면 줄초상…‘죽음의 수족관’ 이유 있었다)

구연성씨는 “벨루가(흰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근접종로 지정한 야생 해양포유류”라며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하는 돌고래 타고 놀기를 당장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글은 19일 오후 3시 현재 1만59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경남 거제 ‘거제씨월드’가 운영 중인 돌고래체험 프로그램.
경남 거제 ‘거제씨월드’가 운영 중인 돌고래체험 프로그램.

청와대 국민청원과 해당 논란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은 돌고래 방류 등을 주장하며 돌고래 수입과 사육에 대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거제씨월드는 개장 때부터 돌고래쇼 뿐 아니라 만지기, 타기, 뽀뽀하기 등 접촉 체험을 같이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동물로서는 가장 큰 고통을 당하는 최악의 시설”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고래류는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지고 있는 동물로서 호불호가 명확하다. 원치 않는 접촉을 당할 때의 스트레스와 사람을 태우고 수조를 도는 반복적 노동은 명백한 학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애피는 동물학대 논란과 관련된 거제씨월드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사진 거제씨월드 SNS·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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