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성명서] 예견된 벨루가의 죽음, 한화는 벨루가를 방류하라

[핫핑크돌핀스 성명서] 예견된 벨루가의 죽음, 한화는 벨루가를 방류하라 

이번엔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또다시 수족관 흰고래 벨루가 폐사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과 여수, 거제, 제주, 울산 등 전국의 수족관에서 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핫핑크돌핀스가 현장을 둘러보았을 때 벨루가들이 면역력 저하로 인한 피부병을 앓고 있었으며 좁은 사육환경으로 인한 척추 만곡 우려도 높았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경우 주수조 수표면 면적이 165㎡에 지나지 않았고, 보조 수조(30㎡)를 포함해도 전체 수조 면적이 200㎡도 되지 않아 국내 고래류 수족관 중 가장 좁았기 때문이다. 수조 깊이 역시 7미터에 지나지 않아 몸길이 5미터에 달하는 벨루가에게는 너무 얕았으며, 또한 좁은 수조에서 생긴 다툼으로 인해 암컷이 격리되어 있는 보조 수조는 환경부가 마련한 고래류 사육 법적 기준(큰돌고래 기준 면적 84m²)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좁은 공간이었다. 

여수는 벨루가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수조 내에 없었으며, 별도의 휴식공간도 없었다. 특히 가끔 먹이를 꺼내 먹도록 하는 것 이외에는 행동풍부화나 환경풍부화도 제공하지 않았기에 비좁은 감옥과도 같은 여수의 수조에서 벨루가들이 느꼈을 스트레스는 매우 극심했을 것이고, 이는 곧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조그만 상처라도 입으면 곧 폐사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높았다. 즉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벨루가 폐사는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었던 것이다. 

고래연구센터는 2015년 ‘한·러 해양포유류 공동연구’ 보고서에서 “수컷 루이·루오가 암컷 루비를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행동을 보여 수컷을 메인 수조에, 암컷을 보조 수조에 격리 수용하고 있다.”, “좁은 보조 수조 내에 장시간 수용 중인 루비에게서 면역력 저하, 스트레스 축적, 피부병 발생 등의 문제가 감지됐다. 좁은 수조에서 사육되는 흰고래 일부에서 척추 만곡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좁은 수조에서의 사육은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벨루가들은 비좁은 수조를 벗어나지 못했고, 안타깝게도 여수의 비좁은 수조에서 12살 수컷 루이가 7월 20일 폐사하고 말았다. 현재 11살 수컷 루오와 10살 암컷 루비만 남은 상황이다. 

여수의 새끼 벨루가 3마리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1년 10월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반입되었다. 반입 당시 수컷 루이는 3살, 수컷 루오는 2살, 암컷 루비는 약 1살로 추정되었다. 당시 한화 아쿠아플라넷측은 러시아 틴로연구소, 울산 고래연구센터, 한화 해양연구센터가 희귀종 보존 방안, 인공 사육 하의 번식가능 여부 등을 연구하기 위해 데려왔다고 밝혔으나 이는 핑계에 불과했으며, 연구가 아니라 수조에 전시되어 관람객을 위한 눈요깃거리로 전락해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여수의 협소한 사육시설과 벨루가 폐사로 인해 더 이상의 연구는 이제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2014년 5월 발표된 ‘러시아 오호츠크해에서의 벨루가 생포 현황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하고 어린 수출용 벨루가 81마리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34마리의 벨루가가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세계 각지의 수족관에 전시 및 공연용으로 수입된 벨루가들이 실은 잔인한 포획과정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개체들인 것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를 비롯해 거제씨월드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 국내 도입된 벨루가 총 10마리 중에 지금까지 3마리가 폐사하고 이제 7마리가 남았다. 마침 롯데월드에서 벨루가 야생방류 절차를 시작한 상황이다. 한화 아쿠아플라넷과 거제씨월드는 이제라도 수족관 사육을 포기하고 공동으로 벨루가 야생방류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국제보호종 벨루가를 감금시켜 놓고 폐사를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인간처럼 새끼를 낳아 기르고, 인간처럼 슬픔과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인간처럼 고유한 개성과 문화를 가지고, 인간처럼 높은 지능을 가진 고래류를 언제까지 좁은 수조에 가둬놓고 오락거리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야 할까? 국내 감금되어 있는 벨루가 7마리를 고향 북극해로 돌려보내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고래류 전시, 공연, 체험, 번식을 금지시켜야 한다. 고래들에게는 야생에서의 포획, 운송, 감금, 훈련, 비자연적 환경에서의 사육 등 수족관 사육을 위한 모든 과정 자체가 동물학대이기 때문이다. 

핫핑크돌핀스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한화 아쿠아플라넷, 거제씨월드는 모든 벨루가를 러시아로 돌려보내라
– 정부는 모든 고래류의 전시, 공연, 체험을 금지하라
– 국가차원의 해양동물 구조 및 치료 기관을 만들고 고래류를 비롯한 해양동물 보호에 앞장서라 

2020년 7월 21일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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