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폐사시킨 동물학대 시설들 검찰 고발”

[애니멀피플] 동물단체들, 고래 폐사 수족관 책임자 고발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사회·동물단체들이 ‘돌고래 폐사 시설 고발과 동물쇼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사회·동물단체들이 ‘돌고래 폐사 시설 고발과 동물쇼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고래류 수족관의 전시 공연 및 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비판해온 시민사회 동물단체들이 최근 고래들이 폐사한 사육시설 책임자들을 고발했다.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 등 3개 단체는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이하 동변)과 함께 경남 거제씨월드 임치용 대표를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수족관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관리책임자인 박순철 울산광역시 남구청장과 송호철 울산시장 역시 동물원수족관법 위반 및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로 울산지방검찰청에 고발됐다.

동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족관의 좁은 수조와 체험 프로그램이 고래의 건강을 악화시켜 폐사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제씨월드에서 발생한 돌고래 폐사 9건 중 7건이 폐렴 또는 패혈증으로 나타났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폐사 역시 8건 가운데 6건이 폐렴과 패혈증이었다”고 말했다.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사회·동물단체들이 ‘돌고래 폐사 시설 고발과 동물쇼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사회·동물단체들이 ‘돌고래 폐사 시설 고발과 동물쇼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단체들에 따르면, 돌고래들의 감염 질환은 사육환경이 야기하는 만성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일 수 있다. 캐나다 로리 마리노 박사(Dr. Lori Marino)는 고래류 감금, 전시, 번식금지법인 S-203 통과 당시 의회에 출석해 “사육 돌고래들이 주로 감염으로 인해 폐사하는 것은 수년간 감금된 상태가 야기하는 만성 스트레스가 그들의 면역 시스템을 얼마나 약화시키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돌고래들이 폐사한 거제씨월드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현재까지 돌고래 쇼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거제씨월드가 그동안 벨루가·돌고래 라이딩 체험 등을 운영해 온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학대 논란이 점화됐다.

거제씨월드는 개장 이후 지금까지 체험행사를 운영하며 고래 등에 타기, 입 맞추기, 먹이주기 등 이용객이 돌고래를 만지고 타는 등의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허용해왔다.

해양포유류 전문가 나오미 로즈 박사는 지난달 고래류 사육시설 관련 토론회에서 “벨루가나 큰돌고래의 등에 사람이 타는 것은 비자연적인 행위로, 동물의 신체에 큰 충격을 주는 행동”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14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 사망한 돌고래는 모두 9마리다.

벨루가의 등에 올라탄 조련사. 핫핑크돌핀스 제공
벨루가의 등에 올라탄 조련사. 핫핑크돌핀스 제공

울산광역시 소속의 공공기관인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도 보유 돌고래 12마리 가운데 8마리가 폐사했다. 동물원수족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1일 이후에도 2019년 새끼 돌고래 폐사, 2020년 7월 돌고래 ‘고아롱’ 등이 폐사해 국내 고래류 수족관 가운데 가장 높은 폐사율(67%)을 보였다.

단체들은 “동물원수족관법 시행 뒤에도 사육동물의 폐사를 위해 더욱 엄격한 노력을 기울이고 관리감독을 강화했어야 함에도 죽음은 계속됐다. 울산에서 이처럼 돌고래 폐사가 잦았던 이유는 결국 적절한 서식환경이 제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3개월 전 사망한 고아롱의 경우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수조를 빙글빙글 도는 정형행동을 보이거나, 무기력하게 수면 위에 떠 있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 행동이 관찰됐음에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적절한 수의학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동물단체들은 “시민들도 돌고래 보드타기와 동물 쇼 등의 동물학대를 금지하고, 수족관 폐사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5만 명이 넘은 지금이야말로 변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번 돌고래 폐사와 동물학대 시설 고발을 통해 한국에서 수족관 시설의 고래류 사육이 전면 금지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9645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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